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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닛산 경영난 불구 딜러사는 흑자전환 배경은 [수입차 법인 분석]②주력 제품 잇단 판매중단…판매사 광고선전비 확대로 딜러사 원가절감 수혜

방글아 기자공개 2018-12-26 09:14:29

[편집자주]

'수입차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입차의 가격 정책은 일관성이 없다. 정비망도 잘 갖춰지지 않아 차량 결함과 관련한 소비자 민원도 끊이질 않는다. 어떤 브랜드의 차량을 어떤 영업사원을 통해 사느냐에 따라 만족도는 천차만별이다. 이 같은 혼란은 촘촘하지 않은 수입차의 판매망과 정비망에서 비롯된다. 더벨이 수입차 국내 법인 및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집중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1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닛산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하는 가운데 한국닛산 주요 딜러사들이 지난해 나란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국닛산은 이에 지난 4월 우수 딜러사 시상식을 진행, 딜러사와 그 직원들을 포상했다. 수입차 판매법인(임포터)의 경영난이 통상 딜러사와의 동반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는 한국닛산이 경쟁 수입차 판매법인들과 비교해 탄탄한 딜러십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닛산은 적자 가운데서도 우수 딜러십 유지를 위해 광고선전을 확대했고, 주요 딜러사들은 이를 통해 관련 비용과 원가 부담을 줄이며 흑자전환을 이뤘다.

한국닛산 운영

한국닛산은 2008~2009년 2년 간 당기순적자로 2009년 3월 말 완전자본잠식(-116억7028만원)에 빠진 뒤 현재까지 그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2013년까지 이어진 당기순적자는 이후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는 영업 외적으로 남긴 이익 때문으로 수익 경영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닛산은 지난해(2017년 4월~2018년 3월) 7억9231만원대 영업손실에도 잡이익과 환헷지 성공으로 영업외이익 153억4887만원을 남겨 당기순이익 111억4385만원을 거뒀다. 영업적자는 한국닛산이 일본 닛산 본사에 지불하는 높은 매출원가가 주요 원인이지만, 최근 저조해진 판매실적과도 무관치 않다. 특히 고가 라인인 인피니티가 판매고를 겪고 있다.

전체 수입차 판매대수가 역성장한 2016년 한국닛산의 판매 성장률 대폭 감소(21.2→2.6%)는 대외적 요인으로 감안하더라도, 업계 판매 성장률이 3.5%를 기록한 지난해는 내적 원인이 더 컸다. 한국닛산은 이 기간 판매 성장률 0.5%를 기록, 업종 평균 대비 7분의 1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다.

닛산 판매기록

인피니티에 견줘 사정은 낫지만 닛산도 인기 모델의 잇단 판매 중단 뒤 대체할 만한 주력 제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닛산은 큐브의 선풍적 인기에도 재고 소진에 따라 2014년부터 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이어 디젤용 SUV 모델인 캐시카이(Qashqai)를 가져와 집중 판매했지만, 배출가스 조작 파문 뒤 올 들어 판매를 접고 이렇다 할 대체 모델을 찾지 못해 왔다.

알티마가 합리적인 가격대에 기대 비교적 잘 팔리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를 포함 경쟁 모델이 많아 추가 성장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한국닛산은 현재 국내에서 세단인 알티마·맥시마, 전기차 올뉴리프, SUV 패스파인더·무라노·더뉴엑스트레일, 스포츠카 370Z를 판매 중이다.

더뉴엑스트레일의 경우 다음달 공식 출시를 앞두고 적극적으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델이지만, 관계사 르노삼성자동차가 판매 중인 QM6와 '쌍둥이차'로 분류, 차별성이 떨어져 기존 주력 제품 만큼의 흥행은 기대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닛산 딜러사 실적현황

한국닛산의 이 같은 어려움에도 딜러사 신창모터스의 흑자 전환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국닛산은 국내 11개 공식 딜러사와 함께 영업하고 있는데, 이 중 일정 규모를 갖춘 외감 대상 주요 딜러사로는 프리미어오토모빌과 신창모터스 등 2곳이 있다.

신창모터스와 프리미어오토모빌은 지난해 나란히 흑자 전환했다. 한국닛산이 일본 관행에 따라 회계 마감을 매년 3월 말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두드러지는 격차다.

양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대목은 매출원가율의 하락이다. 신창모터스(85.4→84.5%), 프리미어오토모빌(90.3→89.5%)씩 줄였다. 1%에 조금 못 미치지만, 임포터에 지급하는 상품원가가 전체 비용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딜러사 손익구조상 흑자전환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한국닛산의 광고선전 강화에 따라 딜러사들의 개별 부담도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닛산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통신비와 접대비 등 판매관리비를 13.8% 절감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는 가운데서도 교육훈련비를 129.9%, 광고선전비 2.6%를 확대해 판매 제고에 힘썼다.

한국닛산이 지난해 집행한 광고선전비는 125억2784만원으로 경쟁사 혼다코리아(33억3506만원)의 3배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딜러 양사는 전년대비 적은 광고선전비로도 매출을 늘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창모터스는 광고선전비를 2016년 7390만원 대비 17.4% 적은 6297만원, 프리미어오토모빌은 48.7% 적은 1억1673만원을 집행했다.

연간 300만원 안팎으로 적지만 운반비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던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운반비는 임포터가 국내 항구로 들여온 차량을 전시장 등으로 옮기는 데 들어가는 비용으로, 임포터-딜러사 계약구조상 통상 딜러사가 부담한다. 하지만 지난해 양사는 관련 비용을 일체 지출하지 않았다.

이밖에 한국닛산은 경쟁 일본차 판매법인들과 비교해 딜러사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해마다 '닛산 어워즈'로 불리는 우수 딜러사 시상식을 개최해 포상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딜러사 전직원을 초청, 2017년 닛산 어워즈를 진행했다. 이날 한국닛산은 대구 전시장의 신창모터스에 '올해의 딜러상'을 수여했다.

또 모델별 판매 우수자 외 딜러별 판매왕, AS 딜러 등 총 16가지 부문에서 우수한 실적을 기록한 임직원들에 시상·격려했다. 고객만족 향상 도모 차원에서 '올 혼다 데이'를 운영 중인 혼다나, 공정거래법 등을 감안, 딜러사와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토요타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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