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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불안한 '올인' 전략 [thebell desk]

안영훈 기자공개 2019-04-25 10:45:2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3일 07: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인(all in). 포커 게임에서 가지고 있던 돈을 한판에 전부 걸 때 쓰는 용어다. 포커 룰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조차도 과거 이병헌 주연의 동명의 드라마 '올인'으로 인해 전혀 낯설지 않은 말이 된지 오래다.

언뜻보면 한 없이 무모해 보이는 전략이지만 의외로 전세계 탑 랭커 포커 선수들의 게임에서 자주 사용된다. 자신이 가진 판돈과 상대 선수의 판돈, 현재의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 승부를 가를 때의 짜릿함은 포커 게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200조원 시장을 두고 쿠팡 등 여러 회사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쿠팡은 처음부터 올인 전략을 펼치며 경쟁사들을 견제했고, 그 결과 현재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판은 끝나지 않았다. 롯데, 신세계 등 국내 대형 유통 그룹들이 새롭게 게임 판에 나타났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느긋하기만 하다. 반면 외부 투자금을 유치해 올인 전략을 펼치며 승리를 거둬왔던 쿠팡 입장에서는 끝날 것 같았던 게임을 다시 한번 치뤄야 하는 상황이다.

결정적 순간에 승리를 담보했던 올인 전략도 이제는 불안하기만 하다. 시장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던 덕에 테이블 위에 판돈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매출은 4조원대로 전년 대비 두배가 늘었지만 적자 규모도 1조원으로 두배나 커졌다.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커진다.

유통업계에서는 적어도 5년은 있어야만 이커머스 시장의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살아남은 이들은 이후 국내 유통시장의 주축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품고 있다.

하지만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 유통 대기업은 물론 영역파괴 속에서 네이버 등과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된 쿠팡이 승리를 이어갈 수 있을까.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쿠팡이 새롭게 시작된 게임판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판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올인 전략을 포기하고 '콜'만을 외치더라도 향후 5년간 게임판에 남아 있기 위해서는 수조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인 전략을 펼치며 경쟁사들을 압박해 온 쿠팡은 현재 생존을 위해 추가 자본 확충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에 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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