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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실험 나선 손태승 회장, 승부수 통할까 순혈주의 타파 의지…지주사 내 외부인력 10% 넘겨, 추가 영입 모색

안경주 기자공개 2019-06-03 07:32: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30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기변환]CEO5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외부 전문가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부출신 인사를 통해 순혈주의를 깨고 우리금융의 체질개선을 도모하겠는 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최근 그룹내 사업부문 컨트롤타워로 신설한 미래금융부와 디지털혁신부의 책임자로 외부출신 인사를 앉힌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손 회장은 실무자도 외부에서 추가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10% 수준인 지주사내 외부출신 인사 비중을 20% 가까이 늘린다는 목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ICT기획단 산하에 신설한 '디지털혁신부'를 총괄할 책임자로 신한금융그룹 출신 송민택 부장을 선임했다.

디지털 전문가로 꼽히는 송 부장은 이번주부터 우리금융으로 출근, 업무를 보고 있다. 디지털혁신부는 그룹 내 핀테크 업무를 총괄하고 빅데이터 기반 사업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미래 성장동력인 디지털 분야 전략을 수립한다.

앞서 우리금융은 또다른 사업부문 컨트롤타워인 미래금융부의 책임자로 삼성증권 출신 김동준 부장을 선임했다. 김동준 부장 역시 외부출신 인사로 이달 중순부터 우리금융에 합류했다. 전략기획단 산하에 신설된 미래금융부는 그룹의 혁신금융 추진 전략과 운영 방향을 수립하고 신사업 진출 등 전략사업 육성, 자회사의 성장전략 수립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그룹의 핵심 부서장을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IT 등 일부 전문분야를 제외하고 외부출신 인사 영입은 주로 임원급에서 이뤄졌다. 황원철 우리은행 최고디지털책임자(CDO)와 노진호 ICT기획단장이 대표적이다.

송 부장은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ICT기업과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권 경력을 보유한 디지털 전문가다. 우리금융에 합류하기 전 신한금융에서 디지털전략, R&D, 신사업 디지털 관련 핀테크 투자 등을 담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신한금융을 거치면서 ICT기업 문화와 금융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라며 "직접적으로 ICT업무를 하기보다는 투자업무에 중심을 뒀던 만큼 디지털혁신부에 적임자"라고 말했다.

미래금융부를 이끌 김 부장은 삼성증권 출신으로 컨설팅사에 몸 담았던 전략통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김 부장은 그룹 차원의 혁신금융 운영 방향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리금융은 부서장에 이어 실무자급도 외부에서 충원하기로 했다. 부서장만 외부출신 인사로 채울 경우 업무적으로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미래금융부와 디지털혁신부에 실무자급으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며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무엇보다 손태승 회장의 순혈주의 타파 의지와 맞물려 있다. 과거 손 회장은 "은행 순혈주의는 큰 문제이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외부 전문가 충원을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분류되는 비은행부문 강화와 디지털 혁신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의 역할 확대를 위해선 내부 직원만으로 부족한 만큼 순혈주의를 깨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이 지주사를 시작으로 점차 그룹내 외부출신 인사 비중을 늘리고자 하는 이유기도 하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내 외부출신 인사의 비중은 10% 정도다. 현재 지주사 임·직원 수가 120명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명 이상의 외부 전문가들이 합류해 있다. 우리금융 다른 관계자는 "부서별로 최소 1~2명씩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다"며 "추가 영입을 통해서 외부출신 인사 비중을 현재보다 두 배 가량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 내부에서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외부출신 인사 비중이 높아지면서 자칫 내부 직원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인사시스템에도 변화가 생겼다"며 "해묵은 인사 관례가 사라지고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내부 직원들도 자신의 경쟁력을 어떻게 하면 키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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