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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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 자금조달 속도…투심 위축 넘어설까 [발행사분석]21일 2000억 수요예측…사업안정성·시장지위 '탄탄'

이지혜 기자공개 2019-10-21 13:52:27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8일 14: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실트론(A0/안정적)이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미국 듀폰의 웨이퍼사업부를 인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시장상황이다. AA급 이상, A급 이하로 투자심리가 양극화하면서 A급 이하 기업의 공모채가 상반기만큼 잘 팔리지 않고 있다. SK실트론이 SK그룹의 주력 계열사로서 시장지위가 견조한 점, 성장성이 좋다는 점으로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금조달 고삐 '바짝'…시장상황 변수

SK실트론은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21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구조는 3년물 1300억원, 5년물 700억원이다. 발행은 29일 이뤄지며 대표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SK실트론은 공모채로 조달한 자금을 차환자금과 자재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이는 업계의 예상과 다르다. SK실트론은 올해 안에 미국 듀폰의 실리콘 카바이드(SiC) 웨이퍼사업부를 인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인수규모는 4억5000만달러, 우리 돈으로 5400억원 규모다. SK실트론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상반기 말 연결기준으로 3300억원 수준이다. 자체 현금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공모채로 조달된 자금이 인수대금 명목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SK실트론이 공모채뿐 아니라 인수금융, 은행 대출 등 자금조달 창구를 다양하게 열어두면서 증권신고서에 자금 사용목적을 차환자금, 운영자금으로 쓴 것"이라며 "회사채 만기는 내년에 돌아오지만 올해 부채비율을 높였다가 점차 줄여가는 모습을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SK실트론이 올 들어 두 번째 공모채를 발행하며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장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A급을 기준으로 투자심리가 엇갈리고 있다. AA급 기업은 오버부킹이 잇따르는 듯 투자자의 호응을 받고 있지만 A급 기업에서는 일부 미매각도 발생하고 있다. 한광열·김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도 하위기업의 수요예측에서 미매각 사태가 발생하고 경쟁률이 크게 저하됐다"며 "AA 이상에서는 투자수요가 견조해 크레딧 발행시장에서 상위 등급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절감 효과는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SK실트론은 3년물과 5년물 모두 공모희망금리밴드로 -20~+20bp를 제시했다. 17일 한국자산평가기준으로 SK실트론의 민평금리는 3년물 1.91%, 5년물 2.39%다. 차환하려는 회사채 금리는 각각 3%, 2.87%인 만큼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에 금리가 정해져도 금융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지위, 사업안정성 '탄탄'…차입부담은 계속

SK실트론은 공모채 발행에 앞서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가 진행한 본평정에서 신용등급 'A0/안정적'을 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SK실트론이 반도체 웨이퍼시장에서 양호한 사업지위를 확보했고 SK그룹 계열사 수요를 바탕으로 사업안정성도 좋다"고 분석했다.

SK실트론은 글로벌 반도체웨이퍼시장에서 점유율 10%가량을 확보하며 전세계 시장지위 5위에 올라 있다. 최근 5년 동안 국내에서는 시장점유율이 30%가 넘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300mm웨이퍼 생산능력을 보유한 데다 SK하이닉스와 탄탄한 거래관계를 구축해둔 덕분이다.

미국 듀폰의 SiC웨이퍼사업부 인수는 성장성을 밝히는 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업평가는 "SK실트론의 웨이퍼사업 경쟁력이 좋아질 것"이라며 "SiC사업부가 추가되면서 사업포트폴리오 효과가 제고되고 신규고객을 확보해 고객기반을 다각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재무부담은 무거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SK실트론은 2016년 이후 현금창출력이 좋아지고 고객사로부터 선수금을 받으면서 순차입금이 2017년 말 2178억원까지 줄었다. 그러나 이후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증설투자를 지속하면서 순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말 7752억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SiC웨이퍼사업부 인수까지 더해지면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SK실트론이 SiC웨이퍼 사업부 인수 후 기술개발을 위해 추가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신평업계는 입을 모은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영업실적이 우수한 데다 SK그룹 대외신인도를 기반으로 재무융통성이 좋아 중기적으로 재무부담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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