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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브릿지벤처스를 움직이는 사람들]'설립 공신' 김일환 파트너, '투자 나침반' 전략가로②ICT 명가 각인 '블루홀 잭팟' 주역, 미래 먹거리 선점 심혈

방글아 기자공개 2019-12-11 08:18:24

[편집자주]

스톤브릿지벤처스는 'ICT 투자 명가'로 이름을 알린 중견 벤처캐피탈(VC)이다. 국내에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2008년 설립돼 초기부터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선도 투자로 고수익 트랙레코드를 확보하며 입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투자 영역을 확장하며 톱티어 VC로 도약에 나섰다. 오늘날 스톤브릿지벤처스를 있게 한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0일 07: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일환 스톤브릿지벤처스 파트너는 그 자체가 회사의 산 역사다. 전신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를 받기 전 합류해 양사가 분할하고 현재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투자자이면서 경영자로 선봉에 섰다. 올초 외부서 영입한 유승운 대표에게 경영 바통을 넘긴 뒤 스톤브릿지벤처스에 투자 나침반을 제시하는 시니어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김 파트너는 공동 창립자인 김지훈 스톤브릿지캐피탈 파트너와 고등학교 동창 지간이다. 둘은 IMM인베스트먼트에서 독립해 2008년 말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설립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발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 역시 혹독한 시절을 보내던 때다.

김 파트너는 스톤브릿지캐피탈 설립 직후를 가장 고민이 많았던 시기로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자본금이 20억원으로 낮춰졌지만 당시만해도 창투사 라이선스를 받는 데 70억원이 필요했다. 또 설립 초기 운영 기반으로 이관받아 온 펀드 모두가 콘텐츠 조합들로 구성돼 있어 대대적인 운용자산(AUM) 개혁을 감행해야 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금융위기 여진은 새로운 하우스의 펀딩 난관으로 작용했다. 김 파트너와 김지훈 파트너 모두 당시 10년 안팎의 벤처 투자 경험을 보유한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였지만 스톤브릿지캐피탈은 트랙레코드가 전무한 루키였다. 벤처 조합 주요 출자기관(LP)들이 출자를 결정토록 하는 데 설득의 과정이 필요했다.

김 파트너는 김지훈 파트너와 머리를 맞대 블루오션에서 기회를 찾았다. 중견 VC들이 밸류업의 어려움 등으로 투자를 꺼리던 초기기업에 주목했다. 김 파트너는 초기기업을 주목적 투자처로 하는 펀드 결성안을 한국벤처투자에 제안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면서 2009년 6월 회사 1호 펀드의 앵커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탄탄대로를 달렸다. 김 파트너가 마수걸이 펀드 '스톤브릿지 초기기업 전문 투자조합'을 통해 투자한 ICT 스타트업 엔써즈가 2011년 말 KT에 인수되면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110억원 규모의 펀드를 내부수익률(IRR) 47%에 청산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를 'ICT 투자 명가'로 업계에 각인시킨 멀티플 35배수 블루홀(현 크래프톤) 잭팟도 김 파트너의 초창기 작품이다.

이렇게 스톤브릿지의 초기 10년을 다진 김 파트너는 지난해 말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직을 내려 놓았다. 이제는 중견급 VC가 된 스톤브릿지벤처스의 그다음 10년을 그리기 위해서다. 김 파트너는 유승운 대표에 최고경영자(CEO) 바통을 넘기고 앞으로 스톤브릿지벤처스에서 이뤄질 수 많은 투자 결정을 관통할 세계 경제의 미래 이슈를 고민하고 있다.

김 파트너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대폭 개선됐지만 벤처 조합 유동성 과잉과 기업가치 고평가 부담으로 국내 개별 VC들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글로벌 산업 생태계를 바꿀 빅 웨이브를 선제적으로 캐치하고 이를 우수한 투자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그의 역할이다. 지난 10년 간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스톤브릿지벤처스 성장을 견인해 온 투자 관점을 재설정하는 일이다.

김 파트너는 이 같은 고민을 즐기고 있다 한다. 그는 VC 업계에서 호기심과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1994년 삼성생명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경력을 쌓아 오는 과정에서 과감한 의사결정들을 빠르게 내려 왔다.

김 파트너는 삼성생명,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를 거쳐 2000년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VC 업계에 입문했다. 2000년은 삼성벤처투자가 처음 만들어진 해다. 지금은 삼성그룹에서 벤처 투자를 주도하는 핵심 법인(CVC)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당시만해도 본사 소재지 등 어느 하나 결정된 게 없었다.

주변에서 대부분이 김 파트너의 삼성벤처투자 합류를 만류했다. 국내 최대 민간 기관투자가인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그룹 내에서 5년여 간 요직을 두루 거쳐 온 그가 감행하기에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으로 비춰졌다. 실제 이곳에서 본격적인 투자 활동은 오래가지 않아 막을 내렸다. 2000년 초 'IT 버블'이 꺼지면서 삼성벤처투자가 일반 벤처 투자(FI)에서 전략 투자(SI)로 방향성을 선회하면서다.

하지만 김 파트너는 새로운 기회를 마주할 때마다 모험심을 잃지 않았다. 이후에도 국내 첫 유한책임회사(LLC)형 VC인 코리아벤처펀드에 합류해 이사를 지냈고 이후 김지훈 파트너가 스톤브릿지캐피탈 공동 설립을 제안하자 선뜻 손을 잡았다.

스톤브릿지벤처스에서는 구성원들을 하나의 좋은 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김 파트너는 "롤모델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고 팀은 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VC 세콰이어캐피탈을 언급했다. 이유로는 팀워크와 모험적 투자 2가지를 꼽았다. 스타 벤처캐피탈리스트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적으로 팀을 꾸려 자체 철학에 기반해 투자를 단행한 점을 높이 샀다.

김 파트너는 끝으로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서로를 인정하고 지원하는 문화를 지닌 기업을 만들고 싶다"며 "조직에 기여할 수 있을 때까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미래의 새로운 투자 기회를 포착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시류를 잘 읽어 좋은 회사들에 선제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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