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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T 강자' 농협은행, ETF 라인업 다각화 총력 [기로에 선 은행 신탁업] ⑥신시스템 38종 구축…신탁투자자보호 대책반 구성

손현지 기자공개 2020-01-13 14:13:30

[편집자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은행권 신탁사업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 신탁을 총량규제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방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비이자수익 확보 차원에서 신탁사업으로 눈을 돌리던 은행들은 공격적인 비즈니스 행보를 멈추고 신탁리스크 관리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5대 은행 신탁사업의 기류 변화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0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기획재정부 국고자금 3대 운용사 중 하나다. 때문에 신탁자산 중 수시입출금식특정금전신탁(MMT) 비중이 높은 편이다. 안주하기 보다는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면서 신탁업계에 눈도장을 찍었다. 주가연계신탁(ELT) 판매에 주력해 영업 자산을 늘렸으며 이를 기반으로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편입 신탁상품 등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더불어 신탁 투자자 보호를 위한 리스크관리에도 전념하고 있다.

올해 농협은행 신탁조직은 작년에 이어 박태선 부행장이 이끈다. '부문' 체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신탁부 산하에는 신탁전략팀과 재산신탁팀, 금전신탁팀, 신탁운용팀 등 4개 팀이 있다. 작년 2명의 인력을 보강해 근무 인력은 총 34명에 달한다. 재산신탁 확대 기조와 신탁자금운용 전문인력 확보 차원의 인력 충원이 이뤄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 신탁 경영방침은 전년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조직개편도 따로 실시하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탁부는 이대훈 행장의 비이자수익 강화 방침에 따라 탄탄하게 조직 내실을 다져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의 'DLF사태 후속조치'에 따라 신탁부 내에 '신탁투자자보호 대책반'을 신설했다. 해당 팀은 금융당국이 요구한 개선방안을 이행하는 업무를 맡는다. 금융투자상품 소비자보호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앞서 관계자는 "고객들의 다변화된 투자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맞춤형 신탁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작년에는 목표 신탁 순이익 성장률을 40%로 설정했지만 올해는 성장 보다 안정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신탁 포트폴리오를 보면 금전신탁 판매량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세부적으로 금전신탁이 21조1100억원(66.3%), 재산신탁이 10조7096억원(33.7%)으로 집계됐다. 맞춤형신탁 판매 증가 등 요인이 맞물려 전년 말(26조9849억원)에 비해 17.9%(4조8347억원) 증가했다.

자산 규모로만 보면 대기업 고객의 거액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는 MMT 비중이 상당하다. 작년 11월 기준 MMT잔액은 9조1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신탁사업량이 31조8196억원이라는 점에 비춰봤을 때 무려 28.6%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다만 수익기여도가 높은 상품군은 대체로 ELT상품에 해당된다. 전체 손익 중 57% 비중을 차지한다.

농협은행은 2012년 독립출범과 동시에 신탁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사업초기에는 재산신탁을 위주로 수탁고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재산신탁팀을 신설하는 한편 금전채권신탁과 부동산신탁을 맡을 전문인력을 충원하기도 했다. 여심심사 쪽 직원들을 수혈해 영업점에서도 재산신탁 활용 여신을 취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출범 초 1조2500억원에 불과했던 재산신탁 수탁고는 3년 만에 12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재산신탁 대신 '금전신탁'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고령화에 따라 안정적인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부동산투자 등과 연계된 신탁상품들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정기예금, 주식형 펀드 수요는 감소한 반면 중위험, 중수익 콘셉트의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진 탓이다.

농협 특색을 살린 지역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MMT나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나갔다. 거치·적립식, 포트폴리오식 투자가 가능하게 만드는 등 신탁 금융투자상품 투자자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는데 집중했다.

특히 위탁자가 특정 주가연계증권(ELS)을 운용하는 ELT 판매에 주력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스태빌리티 노트(Stability Note)형 상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배리어(손실확정구간)도 시중은행 평균(90%)에 비해 대폭 낮췄고, 안정형 노녹인 상품 공급에 주력해 지방 고객층을 대상으로 판매를 늘려나갔다. 그 결과 2015년 ELT수탁고 성장률이 150%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구조상 리스크가 컸다. MMT나 금전채권에 지나치게 치우칠 경우 홍콩H지수(HSCEI),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들이 급락하면 ELS 조기상환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는 ELT판매에 주력하던 기조에서 벗어나 상장지수펀드(ETF)특정금전신탁을 집중 육성하기 시작했다. 상장지수증권(ENT) 편입 신탁도 라인업에 추가하기 시작했다. 달러, 유로, 엔화 등 외화신탁상품을 출시해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작년에는 ETF 편입 신탁상품 개발을 위한 전산망 구축을 완료했다. 실시간 ETF 매매 내역 조회가 가능해진 덕분에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TF 상품 라인업을 약 38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전략은 통했다. ETF신탁 판매액은 작년 말 1300억원 수준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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