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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기업 형지, 유동성 압박에 자본확충 카드 차입 상환·사업구조 재편 총력…1500억 자금조달 목표

노아름 기자/ 최익환 기자공개 2020-03-12 08:29:4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15: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브랜드 '크로커다일', '에스콰이아'로 잘 알려진 형지그룹이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자본확충을 추진한다. 형지그룹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뚝 끊긴 가운데 현금이 마른 여러 계열사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형지그룹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 자본시장으로부터 15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부채상환과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키 위한 실탄 마련 차원에서다.

형지그룹이 FI의 도움을 받으려했던 이유는 명확하다. 일찌감치 온라인으로 사업 주 무대를 옮긴 경쟁사와는 달리 백화점, 아울렛, 가두점 등 오프라인 기반 영업을 이어오느라 이른바 '악성재고' 위험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등 외부변수로 인해 올해 영업활동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가시화되며 근본적 사업구조 재편 필요성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알려졌다.

크로커다일레이디 등 주력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그룹형지로부터 이월재고를 넘겨받아 이를 아울렛 등에서 판매하는 형지리테일은 2017년(342억원), 2018년(407억원) 등 이월재고 규모가 늘었다. 상품이 제때 팔리지 못하며 할인점포로 넘어가는 경향이 심화됐다는 의미다. 학생복 및 유니폼을 판매하는 형지엘리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6월 결산법인 형지엘리트가 지난해 반기(2019년 7월~2019년 12월) 인식한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은 직전 한 해 규모 99억원과 엇비슷한 98억원이다. 취득원가보다 시장에서 평가받을 재고자산 가격이 떨어져 이를 재평가한 결과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형지그룹은 '가두점 패션의 최강자'로 일컬어져 온 곳이지만 오프라인 기반 사업구조가 외부변수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영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해부터 건물 임대료 지급이 지연되고 있었고 형지그룹과 거래관계가 있는 협력사 또한 미지급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형지그룹은 최근 수년간 자금경색을 겪어온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연말기준 패션그룹형지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42억원이다. 같은 해 회사가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 및 매입채무는 2214억원에 달한다. 이는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는 규모가 부침을 겪은데 따른 결과다. 2016년에는 한 해 장사를 통해 236억원의 손실을 봤고, 2017년에는 영업활동을 통해 421억원의 현금을 창출했으나 이듬해에는 137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형지 측은 토지 및 건물 등 비영업용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백억원 상당의 자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형지그룹은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 몇백억원의 일시적 현금 확보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토대를 갖추는 것인만큼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수혈이 필수적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형지그룹은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여러 법인에 흩어져있는 사업을 한 데 모아 회사 덩치를 키우겠다는 청사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형지I&C, 까스텔바작 등 상장 계열사의 유상증자를 통해 1500억원 안팎의 자금조달이 가능한지 여부를 자본시장에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유치 방식과 금액 등을 조율하기 위해 PEF 운용사 등 FI와 몇 차례 협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형지그룹은 빡빡한 자금흐름에 숨통을 틔우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FI 등으로부터 유동성 확보에 성공한다면 해외진출을 비롯한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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