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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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비대면 신탁 실험]ELS 비즈니스 '패러다임' 바꿀까③신탁사업 핵심 수익원, 판매 총량 규제 걸림돌…불완전판매 사전 차단 효과

이효범 기자공개 2020-06-02 08:21:08

[편집자주]

국민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스마트폰을 통해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내놨다. 영업점 직원의 권유로 금융상품이 판매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시대가 가속화 되는 가운데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같은 변화가 향후 국민은행의 신탁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9일 08: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이 비대면 특정금전신탁 상품 라인업을 주가연계신탁(ELT)으로 넓힐지 주목된다. 현재 ETF 신탁만 비대면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ELT는 ETF신탁에 비해서 은행 고객들의 수요가 더 큰 상품이다. 특히 2018년 은행권 판매잔고가 4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당국이 ELT 판매 총량 규제를 실시하면서 은행 영업점 대면 판매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존 판매잔고에서 상환된 규모 만큼 신규 판매가 가능해 지면서 비대면으로 판매하더라도 은행에게 실익이 크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비대면 상품군 ETF신탁·ELT로 분류…대면 ELT 최대 판매사

특정금전신탁을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는 채널인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신탁 상품 카테고리는 크게 ETF신탁과 ELT로 분류돼 있다. 다만 실제로 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건 ETF 신탁 뿐이다. 아직까지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는 ELT 상품을 배치하지는 않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ELT 판매 총량을 규제를 했는데 판매금액 한도가 꽉찬 상태라 아직까지 비대면 상품으로 배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ELT 판매규모가 한도 밑으로 떨어지면 상품 배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권 특정금전신탁 수탁고는 작년말 기준 120조2871억원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인 머니마켓신탁(MMT)은 44조6383억원에 달한다. 다음으로 규모가 큰 유형은 ELT다. 39조5198억원으로 은행권 특정금전신탁 수탁고 중 32.85%를 차지한다.

앞서 2018년말에는 ELT 수탁고가 42조7571억원으로 MMT 수탁고 40조6541억원에 비해서 컸다. 2015년까지만해도 ELT 수탁고는 25조원대 였으나 2018년 40조원 대로 급격하게 커졌다.


그런데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불거지자 금융위원회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ELT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했다.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 대책의 일환이었다. 당초 은행이 ELT 판매를 아예 못하게 막는 방안까지 논의될 정도로 금융위의 의지는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의견을 수렴해 지난해 11월말 기준 각 은행의 ELT 판매잔고를 상한선으로 삼고 판매량을 조절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당시 기준 전체 은행권의 ELT 판매잔고는 40조원 가량이다.

국민은행 ELT 판매 규모는 은행권에서 가장 크다. 업계에서는 40조원 가운데 국민은행 잔고가 10조원을 훌쩍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계산으로 10조원에 1%를 신탁보수율로 책정할 경우 창출하는 신탁보수만 1000억원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신탁보수가 2944억원이었는데 적어도 3분의 1 이상으로 ELT를 통해 창출하는 셈이다.

◇금감원, 신탁 불건전영업 제재…비대면 ELT로 우회?

총량 규제가 도입되면서 은행들은 ELS 상환 금액 만큼만 신규 판매 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은행이 ELT를 비대면 채널로 판매할 유인은 크지 않다. ETF 신탁의 경우 총량 제한과 같은 규제가 없기 때문에 신탁보수를 인하하더라도 비대면 채널로 향후 고객을 더 끌어모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총량 규제를 받는 ELT를 비대면 채널로 판매하더라도 고객이 더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ETF 신탁과 마찬가지로 비대면 가입시 ELT 신탁보수를 낮춘다면 이는 고스란히 은행 신탁수익 감소로 이어질 뿐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신탁상품 판매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들을 위반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불특정 다수에게 신탁상품을 홍보했다는 점과 파생상품 판매 자격이 없는 직원이 ELT을 판게 문제가 됐다. 또 고객의 투자성향 대비 위험성이 높은 ELT를 판매하면서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도 도마위에 올랐다.

본사가 영업점 직원들의 ELT 판매행태를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 더욱이 최근 여러 은행이 불완전판매 이슈에 휘말린 가운데 대면방식으로 ELT 판매를 지속할 경우 이같은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반면 투자자가 비대면으로 ELT에 가입하면 투자권유 과정이 사라지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 불완전판매 이슈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신탁상품을 판매할 경우 불완전판매 이슈를 비켜갈 수 있다는 점이 은행 입장에서 가장 큰 유인이 될 것"이라며 "통상 영업점에서 ELT 등의 상품을 판매하려면 고객 투자금의 규모에 관계 없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도 장기적으로 비대면 채널을 키우는게 여러모로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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