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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 열전]이마트, 신선식품 경쟁력의 정수 '피코크'③'성장률 450%' 밀키트서 미래 찾기, 이커머스 꺾을 '승부수'

전효점 기자공개 2020-09-16 08:18:47

[편집자주]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알맞은 양의 양념, 조리법 등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는 밀키트는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재택이 일상화 되면서 집밥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인스턴트 식품인 HMR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별다른 제조공정이 필요없는 사업이다보니 대기업은 물론 중소·벤처기업까지도 뛰어들며 시장규모를 키우고 있다. 밀키트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과 그 현황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9일 07: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대형마트업계 불황을 뚫고 서울 신촌역 인근에 19개월 만에 신규점을 오픈한 이마트가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린 소비자를 찾아오기 위해 택한 승부수는 '밀키트(Mealkit, 반조리편의식)존'이다. 20~30대 인구가 40%를 차지할 정도로 높고 1~2인 가구가 많다는 상권 특징에 착안했다. 전략은 주효했다. 개점 2개월이 지난 현재 이마트 신촌점은 연일 성황리 영업 중이다.

신촌점뿐만 아니라 최근 이마트는 기존 점포에 잇따라 밀키트 전문존을 마련하고 있다. 작년 12월 월계점에서 테스트를 거친 후 올해 현재까지 40개 점포가 밀키트존을 편성했다. 진열대에는 이마트 자체 브랜드 '피코크' 밀키트 제품 40여종을 비롯해 100여개 밀키트 제품이 한데 모여 있다.

이마트가 업계에서도 선도적으로 밀키트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것은 이 시장을 통해 할인점 경쟁력을 단숨에 높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전통 유통업체가 이커머스업계 대비 강점이 있는 신선 먹거리, 그 중에서도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 영역에서 자체 제품 라인업을 넓혀 나감으로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2018년 출범 '새벽배송', 밀키트 사업 기반 마련

이마트가 밀키트 시장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2017년. 이마트 온라인몰에서 레시피를 소개하는 ’오늘은 e-요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음식의 조리법을 알려주는 동시에 필요한 재료를 바로 구매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서비스였다. 약 7만8000여개의 레시피를 소개하면서 이마트는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마트는 이듬해 이 온라인 서비스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아침 6시부터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집앞에 배송해주는 새벽배송 '쓱배송 굿모닝'을 시작하는 등 신선 편의식 시장에서 입지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부대 서비스 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새벽배송으로 받아본 밀키트를 활용해 간편하게 아침을 차릴 수 있는 주부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마트는 당해 오프라인 점포에서도 밀키트 수요를 극대화하기 위해 애썼다. 오프라인 점포에선 밀키트를 모아둔 전용 매대를 설치하는가 하면, 자체 브랜드 출시에도 나섰다. 같은 해 9월에는 아예 식품 PB브랜드인 '피코크'를 모아둔 전문점 '피코크마켓(PK MARKET)' 1호점을 열면서 밀키트 라인업을 대폭 확충하기도 했다.

*피코크 밀키트 제품

◇HMR서 출발한 피코크, 밀키트 시장 공략 '선봉장'

피코크는 2013년 처음 시장에 출시됐을 때 혁신 그 자체였다. 가정간편식(HMR)은 전문 식품사가 만들고 이마트와 같은 유통사는 그것을 파는 곳이라는 인식이 당시까지 지배적이었다. 정용진 부회장은 그러나 HMR이야말로 대형마트가 선도나 가격을 넘어 그 자체로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지점이라고 봤다. 편의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고려했음은 물론이다.

정 부회장은 피코크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 브랜드로 키울 것을 명령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칠 간편식 제품 개발을 주도하는 피코크 비밀연구소도 이때 태어났다. 5~6인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피코크 비밀연구소는 상품 개발본부가 전국 맛집과 협업해 개발하고 기획한 식품을 가장 마지막으로 테스트하고 검수하는 곳이다. 피코크 상품 하나가 탄생하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최대 몇 년까지의 시간도 소요됐다.

HMR로 1차 성공을 거둔 피코크는 2017년 이래 채소밥상·저스트잇·피코크 3개 브랜드로 나눠 운영하던 밀키트 사업을 피코크 단일 브랜드로 통합했다. 지난해 6월부턴 밀키트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연초 국내를 덮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문화'는 밀키트 트렌드를 한층 가속시켰다. 상반기 말 기준 이마트의 피코크 밀키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시작된 3월 21일부터 한 달간 피코크 밀키트 매출은 40% 증가했는데, 이는 피코크 가정간편식 매출 신장률 34%도 추월한 기록이다.

최근 한풀 꺾인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피코크 밀키트 매출은 또 한번 급성장의 전기를 맞는다. 6월 리뉴얼을 통해 대형 밀키트존을 선보인 순천점은 리뉴얼 직후 밀키트 매출이 이전 대비 무려 479%나 성장했다.


◇밀키트 상품 다양화·니즈 세분화 공략, "2024년 매출 500억"

이마트는 최근 밀키트 사업의 목표와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단일 브랜드 '피코크'로 연말까지 밀키트 상품수를 현재의 2배인 40종으로 확대키로 했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피코크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상품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커머스 법인 에스에스지닷컴 역시 밀키트를 차세대 전략 상품군으로 정하고 육성에 나선 상태다.

구체적으로 밀키트 수요를 세분화하고 이를 공략하는 다양한 형태의 제품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예컨대 야외활동이나 캠핑을 위해 밀키트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선 직화가 가능한 용기를 사용해 별도의 도구 없이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놨다.

또 다인용뿐만 아니라 1인용 밀키트를 내놓는가 하면 유기농 식품을 찾는 소비자를 위해서는 오가닉 밀키트를 선보이면서 시장 확대에 나섰다. 손님 접대에도 손색 없을 정도의 프리미엄 밀키트를 고안하기도 하고 유통기한이 4∼5일 이내로 짧은 냉장 밀키트의 단점을 보완한 냉동 밀키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 밀키트 시장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밀키트 제품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2017년 기준 15억에 불과했던 것을 돌이켜 보면 완전히 새로운 시장 하나가 탄생한 셈이다.

이마트는 올해 피코크 밀키트 연매출 목표를 250억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 대비 50% 이상 성장한 목표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를 1000억원으로 추산한 것을 감안하면 피코크는 시장 4분의 1을 차지하는 과점 브랜드로 입지를 굳힌 셈이다.

하지만 피코크 브랜드가 HMR 등 여타 식품군을 포함해 품목수(SKU) 1000여개에 걸쳐 연간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밀키트 비중은 여전히 낮다. 이마트는 2024년까지 밀키트 사업을 연매출 500억원 규모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밀키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상품 라인업을 계속 강화해가고 있다"며 "제품 개발을 통해 다양한 밀키트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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