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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은행 개점휴업]한발짝 물러선 금감원, 즉각개입 않는다은행업계 "리스크관리 시스템 준비시간 필요" vs 운용업계 "수탁거부 심각"

허인혜 기자공개 2020-10-28 13:00:42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13: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은행의 수탁 서비스 거부를 둘러싼 수탁은행과 자산운용업계 갈등에 중립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다. 중소운용사를 중심으로 수탁거부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수탁은행도 관리의무에 따른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수탁은행의 업무 범위가 단순 행정처리에서 펀드 관리로 확대된 만큼 연착륙 기간동안 당국은 한발 물러서 있을 예정이다.

◇"수탁은행,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시간 필요…즉각개입 않는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수탁은행과 자산운용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고 수탁은행이 수탁 서비스를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금융투자협회가 시행한 시중은행 수탁거부 민원사항 설문조사가 마중물이 됐다. 금투협은 지난달 9일까지 회원사를 대상으로 회사 운용 업력 및 수탁이 거부된 펀드의 자산, 수탁 거부회사 명단, 수탁 시 요구 조건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이 당국 차원에서 민원을 청취하기 위해 조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금융투자협회 등의 채널을 통해 자산운용사와 수탁은행들의 입장을 듣고 있다고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 관계자는 말했다.

은행업계는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전과 달리 관리 의무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탁사의 역할은 운용사로부터 자료를 취합해 처리하고 자금을 맡아주는 등 일종의 '금고'로 업무 부담이 과중하지는 않았다. 금감원도 연착륙 차원에서 은행업계 의견에 공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업계가 '수탁업무의 위험성이 크니 우리는 앞으로 절대 수탁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은행업계는 자료를 받아 행정업무를 하는 차원에서 감시 의무 등 여러 의무가 추가로 부과됐으니 감독 메뉴얼이나 통제 시스템 등을 구축해야 한다는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즉각적인 개입은 현재 단계에서 검토되지 않고 있다. 은행업계의 이야기대로 일종의 성장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계도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며 "양쪽의 입장을 청취하는 단계로 현재가 에지 포인트(edge point) 인지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장기간 업계간 의견차이가 이어진다면 개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와 수탁은행 등 관련 업계가 평행선을 걷고 있다면 잘 협의가 되도록 이끄는 것도 금융당국의 역할"이라며 "한쪽 팔을 비틀어서 무조건적인 계도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수탁 수수료 인상 '공감대'…8월 행정명령, 신규펀드 설정에 영향"

다만 자산운용사들은 수탁거부 상황해결이 시급하다는 내용을 금감원에 전했다. 대형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고가 상반기 내내 이어지자 하반기들어 은행업계가 수탁 서비스를 줄지어 거절했다. 특히 하반기들어 신규펀드 설정이 완전히 막힌 중소운용사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전해지고 있다.

최근 수탁업계의 수수료 인상을 두고서도 볼멘소리가 높았다. 수탁 서비스 계약을 대놓고 거부하기 보다 수탁 수수료를 크게 올려 사실상의 거절 의사를 표한다는 이야기다. 기존 수탁 수수료가 1~4bp로 형성됐다면 최근에는 5~7bp까지 뛰어오른 상황이다.

일부 수탁은행이 수탁 수수료를 높인 것에 대해 금감원은 업계간 타협이 있었다고 봤다. 관리 의무가 더해진 만큼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인상된 수탁 수수료의 값이 적정한 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수료는 사실 업계 자율에 맡겨야하지만, 금투협회나 업계를 통해 여론조사를 해보면 수수료 현실화 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수수료를 얼마나 올려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옛날 수준인1bp, 3bp 수준은 적정하지 않고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8월 이전과 이후의 펀드를 구분하기 위해 수탁은행에 압박이 있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금감원은 8월 행정지도 이후 신규펀드에 대해 관리감독 의무가 추가돼 자연스럽게 신규 펀드 설정이 줄었다고 답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4월 감시의무를 부여한 법제화가 추진됐지만 법령 개정이 다소 늦어지고 있어 입법 공백을 막기 위해 8월 행정지도를 시행했다"며 "행정 지도 이후 신규펀드 설정에 대해 감시의무가 부과된 만큼 그런 해석이 나오지 않았을까"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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