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지주사 전환]이동채 회장, 약화된 지배력…반등 노린다①특관인 지분율 '36%→18%' 하락, 지배구조 재편 지렛대 활용
박창현 기자공개 2020-11-16 08:24:54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1일 15: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사업 전문기업 '에코프로'가 지주회사 체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한 후, 주식 맞교환을 통해 지주 요건을 충족시키는 방식이 유력하다. 에코프로 상장 후 지분율이 반토막 난 이동채 회장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배력 회복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주사 전환이 완료되면 이 회장 아래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지이엠 등 핵심 자회사들이 도열하는 구도가 완성된다.에코프로는 최근 지주사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 첫 단추로 에코프로를 존속회사 '에코프로'와 신설회사 '에크프로인사이트'로 분할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향후 에코프로를 지주회사로 전환해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지주사 전환은 지배구조 재편 목적이 크다. 에코프로 창업주 이 회장의 지분율이 크게 낮아지면서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에코프로는 유해가스와 온실가스 저감장치를 생산하는 환경 전문기업으로 1998년 설립됐다. 환경 산업의 성장으로 빠르게 시장 안착에 성공했고, 2007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상장 직전 이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28%가 넘었다. 특수관계자 보유분까지 더하면 지배력은 36%에 육박했다.
하지만 기업공개(IPO) 이후 신규 투자금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배력도 희석됐다. 당장 상장 과정에서 일반공모를 진행한 탓에 개인 지분율이 18.34%까지 낮아졌다. 특수관계자 포함 지배력도 이때 처음으로 30%선 밑으로 하락했다.

간간이 장내 매수에 나서 지배력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2008년 다시 20%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지만, 이듬해 16%대로 내려앉았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자금을 조달했고, 이 과정에서 신주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상장 후 에코프로가 각종 조달 거래를 통해 확보한 자금만 2000억원에 달했다. 자금 조달 반대급부로 발행된 신주 수는 2000만주에 육박한다. 그로 인해 상장 직전 430만주에 불과했던 에코프로 주식 수가 현재 2200만주를 넘어선 상태다. 자금 조달 대가로 그만큼 전체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난 셈이다.
이 회장은 지배력 유지를 위해 장내 매수와 각종 옵션 발동, 가족회사 동원 등 여러 방법을 썼지만 한계에 직면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이 회장의 지분율은 12.84%다. 여기에 가족회사 '이룸티엔씨'와 김애희, 이승환, 이연수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쳐도 18%에 불과하다.
약화된 지배 연결고리는 지배구조 리스크로 부각됐다. 에코프로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지이엠,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등 핵심 계열사를 모두 거느리고 있는 만큼 보다 강력한 지배 시스템이 요구됐다.
이에 지배주주 측은 지배력 강화 묘수로 '지주사 전환' 카드를 택했다. 당장 사재 투입 없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적 분할 방식으로 에코프로를 나누기 때문에 이 회장은 분할 존속회사(지주회사)와 분할 신설회사(사업회사) 지분을 똑같이 12.84%씩 갖게 된다.
이후 분할 존속회사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분할 신설회사 지분 공개 매수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때 이 회장은 공개매수에 참여해 사업회사 지분을 주고, 그 대가로 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하면 된다. 이 단계가 마무리되면 '이 회장→지주회사→사업회사'로 이어지는 지배 연결 고리를 만들 수 있다.
더욱이 일반 주주들은 대체로 지주회사보다는 사업 성과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큰 사업회사 주식 보유를 선호한다. 지배주주 측이 지주회사 발행 신주를 독차지할 수 있는 구조적인 환경도 조성돼 있다. 많은 기업이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주사 전환 카드를 꺼내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가 낮은 대주주 지분율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며 "지주사 전환을 통해 이동채 회장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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