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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유보율 1365%' 파크시스템스, 첫 CB 발행 배경은설비투자 대비 유동성 추가 확보 목적, 주식 유통량 숨통 포석 시각도

조영갑 기자/ 방글아 기자공개 2020-11-20 08:06:4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8일 07: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 및 연구용 원자현미경(AFM) 장비 제조기업 '파크시스템스'가 1300%에 달하는 유보율에도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현금을 쌓아놓고도 추가 유동성 확보에 나선 데다 첫 CB 발행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간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고수했던 파크시스템의 보수적 재무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여기에 주식 유통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파크시스템스는 키움PE(키움프라이빗에쿼티앤트맨 사모투자 합자회사, 키움아이온코스닥스케일업 창업벤처전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대상으로 29만7796주의 CB를 발행, 200억원의 현금을 조달한다. 총발행주식 수의 4.4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11월21일부터 2025년 10월20일까지다.

파크시스템스는 조달 자금의 150억원은 시설투자에 활용하고, 나머지 5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현재 2023년 이전을 목표로 과천에 대규모 신사옥, 생산 및 R&D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1회차 CB의 발행 조건이다. 파크시스템스 측에 유리하게 설정된 탓이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0%로 정했다. 또 주당 발행가액 역시 현재 주가보다 높게 책정했다. 이사회 결의일인 지난 13일 파크시스템스 종가는 6만6500원이었지만, CB는 할증을 더해 주당 6만7160원에 발행됐다.

여기에 비율 제한이 없는 콜옵션 조항까지 삽입됐다. 내년 11월20일부터 2022년 11월20일까지 3개월마다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전환가액(리픽싱)은 발행가의 85%까지 조정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파크시스템스의 경우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 중 하나인데, 굳이 CB를 찍은 것은 발행조건이 인수자에 비해 발행사에 상당히 유리하게 설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설투자 비용이 지출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자가 발생하는 금융권 차입보다 이자가 없는 데다 전략적 재매입까지 가능한 CB 발행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3분기 말 기준 파크시스템스의 유보율은 1365.09%에 이른다.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합한 금액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인 유보율은 기업이 스스로 얼마만큼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파크시스템스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많다는 뜻이다. 2017년 838.21% 수준에서 2018년 989.94%, 2019년 1224.44% 등 꾸준히 우상향 추세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에도 꾸준히 곳간에 현금을 쌓으면서 유보율은 처음으로 1300%대를 돌파했다.

실적 역시 준수하다. 3분기 매출액은 164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102억원, 영업이익은 2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4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00% 이상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5배 이상 증가한 3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런 실적에도 불구하고, 영업상에서 현금 유출이 뒤따랐다. 파크시스템스는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마이너스(-) 8억원을 반영했다. 이는 하반기의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의 경향성 때문으로 보인다.

파크시스템스는 재고자산 변동분 -29억원, 연체된 미손상 매출채권 20억원가량을 반영했다. 파크시스템스 관계자는 "4분기 납품이 몰리는 상황에서 3분기 미회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급증한 데 따른 일시적 회계 반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재고자산 변동분의 상당 부분이 올해 처음으로 AFM 공급계약을 맺은 삼성디스플레이 공급이란 점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에 고스란히 현금화될 거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1회차 CB는 기약을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매출채권 대부분이 우량채권에 속하지만, 글로벌 향 고객사를 확장하고 있는 단계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채권 회수가 더뎌지면 유동성 위기가 발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편성한 것도 유동성 확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주식 유통물량을 늘리라는 주주들의 니즈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파크시스템스의 주식발행 수 한도는 5000만주지만 현재까지 발행한 주식 수는 667만주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그동안 감자, RCPS(전환상환우선주) 상환 등을 통해 유통주식 수가 52만주가량 줄었다. 시장에서 유통주식을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CB를 발행해 주식 유통량에 숨통을 틔우겠다는 방침이다.

파크시스템스 관계자는 "주식 유통량에 대한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있었고, 설비투자에 대비해 유동성을 더 확충하고자 하는 내부의 방침이 있었기 때문에 CB를 발행했다"며 "박상일 대표의 지배력(지분율 33.87%)이 충분하기 때문에 콜옵션 행사는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내년께 전환돼 신주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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