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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벡스, 현정은 회장이 낙점한 그룹 성장 동력 [스팩 합병 상장사 분석]①계열사 중 가장 좋은 실적, 물류 자동화 사업 확장세…발기인 엑시트로 주가 하락

남준우 기자공개 2021-09-27 10:22:55

[편집자주]

스팩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 과거 스팩은 직접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운 기업의 우회 상장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알짜 기업들도 속속 스팩을 통한 상장에 나서면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스팩 합병 상장사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최근 스팩 합병에 성공한 기업의 상장 전후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7일 07: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무벡스는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성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그룹 중추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성장 동력을 잃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과감히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한때 코스닥 직상장을 노렸지만 코로나19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앞서 전환사채(CB)로 자금을 조달한 덕분에 IPO를 통한 추가 조달보다는 빠른 상장에 무게를 뒀다. 대기업 계열사 중 이례적으로 스팩 합병을 선택한 이유다.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 계열사답게 상장 후 시가총액은 3배 가까이 커졌다. 다만 최근 NH스팩14호 발기인의 지분 엑시트가 이어지며 주가는 다소 하락세에 놓였다.

◇NH스팩14호와 합병…기업가치 2000억 책정

현대무벡스는 지난 3월 12일을 기일로 엔에이치스팩14호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NH스팩14호의 862만주와 현대무벡스의 1776만842주가 합쳐져 총 2638만842주의 신주를 상장시켰다. 상장 과정에서 약 2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현대무벡스의 전신은 현대유엔아이다. 현대유엔아이는 2011년 8월 현대글로벌주식회사의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DB 구축 등 주요 사업부문이 인적분할되며 설립됐다. 2018년 5월 현대그룹의 현대무벡스에 흡수합병되면서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현대무벡스의 주요 사업은 물류 자동화와 승강장안전문(PSD)로 구분된다. 연간 매출의 80% 가량이 물류 자동화 사업에서 창출된다.

현대그룹 지분도(2021년 상반기말 기준)

현대무벡스의 코스닥 상장은 현대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관련이 깊다. 현대무벡스의 최대주주는 올 상반기말 기준 지분 36.85%를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다. 현정은 회장이 주도하는 현대그룹의 핵심이다.

1984년 설립된 현대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등을 생산, 설치, 유지·보수하는 운반기계산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건설업이 주요 전방산업이다. 1994년 6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연매출 규모는 약 2조원으로 국내 1위다. 미국 오티스, 핀란드 코네, 일본 히타치 등에 이어 글로벌 10위권에 해당한다. 2020년에는 매출 1조8211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도 2019년 대비 영업이익은 138억원, 순이익은 543억원 증가했다.

다만 사업이 성숙기에 진입한 만큼 승강기 외에 별다른 성장 동력이 없다. 사업구조도 납품처로부터 원자재 등을 들여와 조립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단순한 편이다.

신규 성장 동력 확보에 힘쓰는 이유다. 작년부터 기존에 있던 신사업 기획팀을 확대하고 있다. M&A 등을 대비하기 위해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은 작년말 기준 554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스팩 합병 후 191억 조달…R&D 투자 가속


계열사 IPO도 성장 동력 확보의 일환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요 계열사는 현대아산, 현대엘앤알, 현대투자파트너스 등이 있다.

현대아산의 경우 작년에 매출 1327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만 놓고 보면 현대무벡스와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업 등을 비롯한 남북경협사업이 주요 사업인 만큼 외부 변수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

현대엘앤알은 작년에 매출 542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규모도 작을 뿐더러 리조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 동력이 크지 않다.

현대무벡스의 경우 최근 물류 자동화에 대한 수요 확대 추세가 지속되면서 성장 동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컨설팅 외에도 관련 기계장치와 로봇을 자체 생산·판매하며 전통적인 유통 기업 외에도 쿠팡과 네이버 등 온라인 쇼핑 기업들과의 거래도 활발하다.

실적도 계열사 중 가장 뛰어나다. 작년에 매출 1974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최근 3년간 평균 약 7% 수준이다.

대기업 계열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스팩 합병을 선택했다. 원래는 코스닥 직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 했다. 2018년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후 2019년 8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다만 회사 실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과정에서 상장 시점을 미루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11월 중단했다.

작년 6월 CB 200억원을 발행해 추가 자금 조달보다는 빠른 상장에 초점을 둬 스팩 합병으로 전략을 바꿨다. 코로나19로 국내 IPO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이유다. 별도의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공모가 산정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

스팩 합병으로 약 19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물류자동화 핵심장비의 고도화와 신규제품 개발에 향후 4년간 약 139억원의 연구·개발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나머지 52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NH스팩14호 발기인 엑시트 단행

16일 기준 코스닥에 상장한 스팩 합병 기업은 2018년 상장 폐지된 우성아이비를 제외하면 총 96곳이다. 이들 중 대기업 계열사는 현대무벡스와 한국콜마홀딩스의 콜마비앤에이치 정도다.

인지도가 높은 만큼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6000억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최근 보호예수기간(지분 락업)이 끝난 NH스팩14호 발기인의 지분 엑시트로 주가가 다소 하락세다.

NH스팩14호는 설립 당시 SBI인베스트먼트, 브레인자산운용, 앱솔루트자산운용, BNK자산운용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브레인자산운용, BNK자산운용은 보통주 외에 CB에도 각각 9억7000만원씩 투자했다. NH투자증권과 앱솔루트자산운용도 각각 9억7000만원과 4억7000만원을 투입했다.

지난 13일 발기인이 33억8000만원 규모의 CB를 전액 전환했다. 전환가액은 주당 1000원이다. 14일에는 KB자산운용이 보유 지분 17.5% 중 2.87%를 블록딜을 통해 매매했다.

같은날 BNK자산운용은 10.43% 중 9.49%를, 앱솔루트자산운용은 5.5% 중 5.04%를 장내 매도했다. 한때 주당 5600원까지 올라갔던 주가는 지분 엑시트가 이뤄지면서 15일 종가 기준 주당 3505원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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