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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KAI]전문위원회 5개 중 2개는 '유명무실'③경영위·내부거래위 장기간 미운영…사측 "이사회서 대신 심의·의결"

유수진 기자공개 2022-08-12 08:51:58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0일 15:51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문위원회는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에 보탬이 된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지배구조 평정 기관들이 위원회 설치를 적극 권고하는 이유다. 현행 상법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들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고려해 이사회 산하에 각종 위원회를 설치해왔다. 최근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꾸려 효과를 극대화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5개의 위원회를 두고 있다. 하지만 그 중 두개는 '이름'만 존재할 뿐 장기간 미운영 상태다.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얘기다.

현재 KAI 이사회 산하에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경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등 위원회 5개가 설치돼 있다. 이 중 이추위와 감사위는 상법이 정하는 자산규모(별도 기준 2조원)를 넘겨 의무적으로 설치했다. 2014년 말 자산총계가 2조1090억원이 되자 이듬해 3월 곧바로 두 위원회를 조직했다.


나머지는 자발적으로 설치했다. 가장 먼저 조직한 건 경영위로 2000년에 만들었다. 현재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 가능한 가장 오래 전 사업보고서(2002년)에는 경영위를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2003년 3월 이사회에서도 '경영위 위원 선임의 건'을 처리했다. 하지만 2004년부턴 제대로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경영위는 금융거래에 관한 사항이나 투자 집행에 관한 사항 등 이사회가 위임한 사항을 심의 및 결의하는 조직이다. 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상근이사 2명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KAI는 상근이사가 대표이사 1명 뿐이다. 구성요건 미충족 상태다.

현재 이사회는 '5인 체제'지만 안현호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전원이 비상근 사외이사(4명)다. 규정을 개정하지 않는 이상 현재 이사회로는 경영위 구성 자체가 불가능한 셈이다. KAI 측 관계자는 "경영위 구성 요건이 2인 이상의 상근이사"라며 "현재는 상근이사가 1명 뿐이라 요건 충족이 안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KAI는 2010년대 초반부터 상근 등기임원이 대표이사 1명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출범 배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1999년 정부 차원의 항공 통폐합으로 설립된 KAI는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은행 외에도 대우종합기계(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자동차 등이 주요 주주로 있었다.

해당 기업들은 자사의 주요 임원들을 KAI 이사회에 참여시켰다. 이사회 내 KAI 측은 1~2명이었고 외부인사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채웠다. 초기엔 상근이사도 있었지만 갈수록 비상근(기타비상무이사) 형태가 늘었다. 기업들이 하나둘 지분을 털고 나가면서 기타비상무이사가 사라졌다. 2018년 하반기 마지막 기타비상무이사가 빠지고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4인 체제'로 이사회가 재편됐다.


내부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관련 내용을 사전 심의·의결하는 조직이다.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2011년 꾸렸다. 구체적으로 단일 또는 연간 거래금액 100억원 이상의 내부거래를 살핀다. 사외이사로 3분의 2를 채우되 3인 이상이면 돼 현 이사진으로 충분히 구성 가능하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미운영 상태다. 회사 측은 심의할 안건이 없어 구성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현재 공정거래법에 해당하는 특수관계인과의 거래관계가 발생한 사례가 없어 내부거래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필요시 언제든 조직을 꾸릴 수 있도록 제반 조건을 갖췄지만 현재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KAI 관계자는 "경영위와 내부거래위는 유지 의무가 있는 위원회가 아니다"라며 "이곳에서 다뤄야 하는 안건들은 이사회로 격상시켜 심의·의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건 아니다. 사내이사 선임 등 위원회 활성방안을 고민 중이다. KAI 측은 보고서에 "향후 주총에서 사내이사 수를 확대해 경영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만큼 기업의 성장과 함께 내부거래위의 실질적 운영방안도 준비하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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