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푸틴'발 나비 효과부채비율 상승했지만…'묘수 혹은 꼼수' 선수금 활용법 덕 이자비용 절감

박기수 기자공개 2023-03-15 07:40:33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벨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16:1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작년 최대 재무적 이슈 중 하나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였다. 1999년 워크아웃 이후 24년 동안 '주인 없는 기업'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을 새 주인으로 맞을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에스아이티 △한화에너지코퍼레이션제팬 △한화에너지코퍼레이션싱가포르 등 총 6곳의 계열사가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취득한다. 총 2조원 규모의 딜이다. 이중 가장 많은 지분을 취득하는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취득 금액만 1조원이다.

◇이자비용 없는 선수금으로 인수…'묘수 혹은 꼼수'?

인수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화그룹은 나름의 '묘안'을 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 국이 군비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과열된 방산업 시황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이용한 것이다.

작년 10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는 폴란드 정부로부터 약 35억달러 규모(당시 환율 기준 한화 약 5조476억원)의 대규모 수주를 따낸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를 흡수 합병했고 폴란드 정부로부터 받은 선수금 일부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이용했다.

이 딜 구조는 한화그룹 전문경영인의 상징인 금춘수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의 지원 부문과 인수 주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전연보 전무 등이 구성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비용을 수반하는 차입금 대신 '선수금'을 이용하면서 조달 비용 등을 감축하고자 하는 일종의 '묘수'였던 셈이다.


다만 선수금 역시 부채의 일종이기 때문에 작년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구조는 일부 악화한 상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선수금은 부채 계정 중 '기타유동부채'에 편입된다. 작년 말 별도 기준 기타유동부채는 2조5648억원으로 2021년 말 4441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폴란드 정부로부터 받은 선수금 일부가 여기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부채비율은 작년 말 별도 기준 227.4%로 2021년 말 기준 145.8%보다 크게 높아졌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도 작년 말 기준 284.4%로 2021년 말 181%보다 상승했다.

반면 이자비용은 부채비율이 상승한 것보다 크게 늘어나지는 않은 모습이다. 작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별도 기준 이자비용은 484억원으로 2021년(43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인수금융 등을 동원했다면 상당 수준의 이자비용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다.


'푸틴 나비효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서에 도장까지 찍은 한화그룹이지만 선수금을 이용한 인수 방식에 비판적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선수금의 원칙적 용도는 수주받은 물건을 만들기 위함인데 이를 다른 용도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의 수빅 인수 등 국내 조선업계를 어렵게 만들었던 핵심적 요인이 선수금 활용 방식이었다"라면서 "돈에 일종의 '꼬릿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금이 부족했다면 시장과의 교류를 통해 차입 등을 진행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별도 영업손익 흑자전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묘수를 활용했지만 부채 부담이 작지 않은 거대 조선사를 인수한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향후 재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반가운 점은 작년 한화디펜스 합병 효과로 별도 기준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작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567억원, 1473억원이다.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2248억원, 마이너스(-) 178억원이었다.


한화디펜스 합병 효과를 제외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체로도 작년은 흑자 전환이 이뤄졌던 해다. 합병 전인 작년 3분기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별도 누적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전년 동기(-155억원) 실적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에어로스페이스 본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OCF) 창출력 회복과 더불어 한화디펜스의 합류는 추후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불어날 이자비용을 더욱 수월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정부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쓴 만큼 추후 수주받은 제품을 실제 만들 때 외부 차입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차입이 이뤄질 경우 전사 이자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