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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커진 교보자산신탁, 차입한도 '1060억' 신규설정 2019년 교보생명 편입 후 첫 외부조달, 유동성 선제 확보 목적

신준혁 기자공개 2023-03-30 07:24:15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자산신탁이 1000억원 넘는 규모의 단기차입금 한도 증액을 실현했다. 그간 무차입 기조를 이어왔던 것과 상반된 행보다. 신탁업계 전반의 부실 자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무차입을 이어왔던 교보자산신탁마저 대규모 차입 창구를 마련해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자산신탁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단기차입금 한도를 1060억원으로 늘렸다. 자기자본 대비 30.75%에 해당하는 규모다. 교보자산신탁이 단기차입을 시도하는 건 2019년 교보생명 편입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차입부채 없이 퇴직급여부채와 충당부채 등 기타부채만 보유했다.

차입방식은 '일반자금대출 한도내 만기보유증권 담보 대출'이다. 보유 채권과 증권 등을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대출하는 방식이다.

교보자산신탁은 보유 중인 국공채 등을 담보로 맡기고 금융기관으로부터 각각 300억원과 290억원 등 총 590억원을 차입할 예정이다. 차입 규모에 맞춰 한도액을 증액하기 위해 사전 이사회 승인을 얻은 셈이다.

현재로선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금이 없는 만큼 단기차입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신규 수주 등 영업활동을 확대에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업 확대 보다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에선 교보자산신탁의 차입 결정을 부동산 업황 하락에 따른 신탁사들의 리스크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책임준공 확약을 맺은 신탁사들은 지방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미분양률이 급증하자 자금 조달과 사업 완수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중소 건설사인 HNInc와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책준확약을 맺은 신탁사들의 부담감은 더욱 높아졌다. 시공사가 파산할 경우 신탁사가 공사비를 추가로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발주처 역시 자금 사정이 여유로운 신탁사를 선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PF대출이 막히자 신탁사들이 자금을 투입하는 차입형이나 책준형 위주로 수주가 이뤄지고 있다.

책준형 토지신탁은 대주단과 약속된 기간까지 사업을 완수하겠다는 확약이 명시된 상품이다. 책임준공 미이행시 신탁사들은 우선 자금을 투입하고 분양 후 자금을 회수한다. 부동산 호황기 책준형 신탁 완수와 분양 리스크가 적었지만 최근 미분양률이 상승하고 시공사들이 파산하면서 신탁사들의 부담감도 높아졌다.

교보자산신탁도 다수의 책준형 토지신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교보생명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책준형과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편입 직후인 2020년 차입형 수탁고는 처음으로 3건으로 계상됐고 신탁계정대와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도 쌓이기 시작했다.

신탁사들의 차입기조는 시공사 파산과 미분양 등 부동산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자산신탁도 지난달 출범 이후 처음으로 무차입 기조를 깨고 단기차입금 한도액을 자기자본 대비 12.75%에 해당하는 200억원으로 설정했다. 신탁사가 단기차입을 결정한건 2020년 9월 무궁화신탁이 230억원을 차입한 후 약 2년 6개월 만이다.

특히 책준형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는 금융지주계열 신탁사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 파산에 따라 자금 투입 시기가 더욱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이달 초 우리자산신탁이 건설공사를 맡긴 남아건설은 하도급대금을 미지급했다는 이유로 어음부도를 신고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등 차입형과 책준형 사업이 적은 대형 신탁사들은 재무건전성과 책준 리스크에서 다소 여유로운 상황이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기차입 한도를 늘렸다"며 "조만간 한도 내 보유증권 등을 맡기고 단기차입을 실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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