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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브이아이운용, 포스코 '주주권익 축소'에 반대보수한도 과다, 줄줄이 거부…이사진 결격사유 '보수적 잣대'

양정우 기자공개 2023-05-17 08:14:50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이 포스코홀딩스가 내세운 서면투표를 통한 의결권 행사 폐지 의안에 불만을 드러냈다. 선량한 관리자의 책무를 짊어진 입장에서 안건의 취지보다 주주 권익의 침해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실었다.

12일 더벨이 브이아이운용의 최근 1년간(2022년 4월 초~2023년 3월 말)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투자기업 주총의 총 72개 안건에서 총 8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 가운데 포스코홀딩스와 삼성SDI, 래몽래인이 각각 2건의 반대를 받았다.

눈에 띄는 건 포스코홀딩스의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한 대목이다. 이 기업의 이사회는 'ESG 경영'을 강화하고자 종이 우편물 감축 차원에서 '서면투표에 의한 의결권 행사 폐지' 건을 주총에 상정했다. 글로벌 ESG 선진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포스코그룹의 청사진이지만 주주의 권익과 가치 충돌이 이뤄질 여지가 있는 의안이었다.

브이아이운용은 이번 안건이 주주의 주주총회 참여 경로를 축소하는 동시에 향후 주주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마저 주총 전날 해당 안건이 주주 권리를 축소할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서면투표 폐지 의안은 주총에서 결국 최종 통과됐다. 이제 포스코홀딩스 주주는 주총 현장에 직접 참석하거나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


나머지 반대가 집중된 건 이사 보수한도액을 승인을 요구하는 안건이었다. 거부 의사를 표시한 기업은 포스코홀딩스, 래몽래인, 키움증권 등이다. 이들 업체는 이사 보수 실지급액이 경영 성과에 연계되지 않는 동시에 보수한도가 과다하게 책정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삼성SDI의 경우 사외이사 선임(이미경 후보자) 안건이 지적을 받았다. 이 기업은 재단법인 환경재단에 약 1억599만원을 출연한 사실이 있다. 이 때문에 환경재단에서 대표직을 소화했던 후보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게 거래 관계에 따른 결격 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이 후보자는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될 예정이어서 이 의안 역시 반대표를 받았다.

코스닥 상장사인 엠에스씨도 감사 선임 안건에서 거부 의사를 전달받았다. 김용기 후보자가 엠에스씨의 주식(지분율 0.19%)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가 상근감사직을 수행하는 데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는 결격 사유인 것으로 진단했다.

브이아이운용은 2017년 11월 한국투자신탁운용 다음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자산운용사다. 중견 하우스로서는 최초 도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최영권 옛 하이자산운용(현 브이아이운용) 대표가 적극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ESG 지표를 중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간 대표이사 직속 ESG 위원회를 설치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기업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춰왔다. ESG의 기준에 따라 이사진 결격 사유와 주주가치 훼손 여부를 진단하는 데 보수적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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