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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KB운용, 이사진 보수 책정에 초점 '반대 릴레이'보수한도·퇴직금에 불만…SK하이닉스·LG화학 등 안건 반대

양정우 기자공개 2023-05-16 07:46:58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1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피투자기업 이사진의 과도한 인센티브와 보수 책정에 반대 릴레이를 벌였다. SK하이닉스와 LG화학 등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을 비롯해 현대제철, 기아 등의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에 대해서도 거부 의사를 피력했다.

11일 더벨이 KB운용의 올해(2022년 4월초~2023년 3월말)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투자기업 주주총회의 총 1137개 안건에서 91개 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총 1030개 투자기업의 주총에서 61개 안건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눈에 띄는 건 반대 안건 가운데 이사진의 보수와 인센티브 구조에 반대표를 집중한 점이다.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거부 의사를 표시한 기업은 SK하이닉스와 LG화학, 미래에셋증권, GS건설, 넷마블, 풍산, 현대건설, 한글과컴퓨터, 이마트, 한화, LG생활건강 등이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보수 실지급액이 경영 성과와 연계되지 않고 보수한도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이 기업의 사내이사 1인당 실지급액은 8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2조4100억원에서 6조8100억원으로 4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도 지난해 경영 실적이 악화됐으나 사내이사 1인당 실지급액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이사 보수가 경영 목표의 달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동시에 보수한도의 수준이 과도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진 셈이다. LG생건 역시 실적 악화에도 이사진의 1인당 보수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임원의 퇴직금 안건도 KB운용이 거부 의사를 쏟아낸 의안으로 꼽힌다. 현대제철의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제정의 건에서는 과도한 퇴직금 지급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기아와 카카오게임즈, 신세계의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제정의 건에서도 동일한 사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현대차의 경우 임원 퇴직금 제도 변경 안건이 지적을 받았다. 직원과 달리 임원 퇴직금은 법적으로 반드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임원의 퇴직금 규정은 보통 주주총회에서 결의를 거친 정관에 따라 지급한다.

이번 주주총회에 올린 안건은 임원 퇴임시 퇴직금으로 '퇴임시 연봉 월할 금액×재임연수×지급률'에 해당하는 액수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번 규정은 3개월간 평균 금액에 재임 연수와 지급률을 동시에 곱하기 때문에 일반적 수준보다 퇴직금이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에 나섰던 안건이기도 하다.


이사진 선임 안건에서도 엄격한 잣대를 고수했다. 삼성물산의 이사 선임 안건(사내이사 정해린 후보)을 놓고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거나 우려가 명백한 경우로 판단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사내이사(엄태관) 선임 의안의 경우 회사 재직시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진단했다.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사내이사 서정진, 기우성, 이혁재)과 에이치엘비(사내이사 진양곤, 양충모)의 이사진 구성에도 줄줄이 반대표를 던졌다. 대부분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이 반대 사유로 꼽혔다. 다만 진양곤 회장의 경우 18개 기업에서 등기 임원을 겸직하고 있어 과다 겸임에 따른 결격 사유가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올해 KB운용이 투자처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안건 수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21년 82건에서 지난해 61건에 이어 올해 91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매년 펀드로 담은 기업이 변경되고 개별 안건의 내용도 다르기에 스튜어드십코드 행사의 스탠스가 뒤바뀐 것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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