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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사태 후폭풍]'불매' 맞은 키움증권, 흔들리는 'AA-' 신용등급등급하향 트리거…손실 감내보다 리스크 무게

양정우 기자공개 2023-05-17 08:16:09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인투자자의 '불매 운동'이 전개되면서 키움증권의 크레딧 리스크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리테일 시장이 확고한 성장 기반인 탓에 시장점유율이 직격탄을 맞으면 신용평가기관의 레이팅 액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의 후폭풍으로 미수채권 손실이 발생하는 건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하다. 증시 호황기에 뭉칫돈을 쌓아놓은 증권업계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오너리스크로 불매 운동이 개시된 키움증권은 사정이 다르다. 굳건했던 시장 지위가 추락하면 신용도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AA-' 펀더멘털, 리테일 지배력 최대 기반…초유의 '불매 운동' 확산되나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 등 주요 신평사는 키움증권의 등급하향 트리거로 '주요 사업부문의 시장지위 저하'를 적시하고 있다. 정량적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으나 현재 신용등급이 'AA-'로 책정된 배경엔 국내 리테일 시장의 점유율이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위탁매매 부문에서 확고한 강점을 확보하고 있다. 높은 수수료율 경쟁력과 온라인 위탁매매시장 선점, 모바일 거래 특화 전략 등을 토대로 투자중개 파트에서 다져온 사업 기반이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다. 2022년 약정액 기준 개인 시장점유율은 30% 안팎에 달하고 해외주식 점유율도 약 30~40%에 육박한다.

키움증권 2023년 1분기 실적보고서.

지난해 전체 영업순수익이 1조1088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투자중개 영역에서 거둔 실적이 9666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IB, 자기매매, 운용, 자회사 투자 등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아직까지 투자중개 사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리테일의 캐시카우 역할이 분명한 만큼 불매 운동이 확산될 경우 현금 창출력의 손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신용평가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이런 중추 비즈니스가 흔들릴 조짐을 원천 봉쇄하고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사퇴를 공식화하는 초강수를 던지기도 했다. 약 600억원에 이르는 다우데이터 주식 매각 대금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부정적 반응은 여전히 심상치 않은 상태다.

불매 운동은 본래 제조업 영역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다. 금융업의 경우 증권사에 재무적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 이상 기존 고객이 거래 증권사를 옮기는 게 흔하지 않다. 하지만 역으로 보면 그만큼 초유의 이벤트가 발생한 동시에 불매 기류에 따라 키움증권을 떠난 고객을 다시 확보하는 게 어렵다는 뜻이다. 경쟁 증권사는 타사 대체 입고 이벤트를 공격적으로 개시할 채비를 하고 있기도 하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업계의 자본적정성이 꾸준히 향상돼온 만큼 CFD 사태에 따른 손실은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키움증권의 리테일 고객 이탈 여부는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코멘트 정도로 마무리했으나 현저한 수치 변화와 실적 연결이 가시화되면 아웃룩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CFD 손실 발생 불가피…키움증권, 계열 지원가능성 희박

키움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32.8%로 집계됐다. 2019년 말과 비교해 자본적정성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2018년까지 자기자본투자 확대 등에 따라 총위험액 규모가 급증했으나 2019년부터 대규모 이익이 누적되면서 자본 볼륨이 확대됐다. AA- 이슈어의 펀더멘털을 확보한 것도 역시 막강한 리테일 기반이 주효했던 셈이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767억원, 영업이익은 38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57.5%, 82.4% 급증한 수치다. 연초 2차전지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순항하면서 거둔 성과다. 위탁매매 수수료만 1683억원에 달했다.

CFD 사업구조에 따라 투자자가 손실 정산을 회피할 경우 미수채권 리스크는 국내 증권사가 부담해야 한다. 물론 정확한 손실 금액은 회수율에 따라 확정되기에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각 사별 CFD 잔액에 따라 키움증권(5576억원) 등의 손실이 비교적 클 것으로 추산될 뿐이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CFD 사태 후폭풍에 따른 손실은 증권업계 전반이 치명적 타격없이 감당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키움증권 역시 자본적정성 지표를 대폭 끌어올린 덕에 재무지표상 등급 하향 트리거에 저촉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키움증권의 경우 크레딧 평정상 신용등급이 'AA' 급인 다른 경쟁사와 차별된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삼성증권 등 그룹 계열사와 달리 계열의 지원 가능성이 가점 요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룹 내 시중은행이나 글로벌 기업에서 지원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다른 계열의 부실시 자금 유출을 감당해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리테일 시장의 굳건한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할 때 기댈 수 있는 완충 장치도 없다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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