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는 지금]SKIET 오택승 부사장 '모전자전' 그린론 활용최근 IFC로부터 3억달러 조달 '성공'...모회사 SK이노베이션 출신
양도웅 기자공개 2023-06-05 09:35:44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0일 13: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최근 '그린론'을 활용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성공 배경에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재무기획 부서에서 근무하며 그린론 활용법을 어깨너머로 배운 오택승 부사장의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 부사장은 현재 SKIET 재무실장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한다.최근 SKIET는 국제금융공사(IFC)와 총 3억달러 규모(약 3934억원)의 그린론 차입 서명식을 열었다. 3억달러 가운데 2억달러는 IFC의 자체 자금이고 나머지 1억달러는 민간은행들의 대출 자금이다. SKIET는 그린론으로 조달한 자금을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짓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공장을 증설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그린론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친환경 사업으로 자금 용처가 제한된 대출을 말한다. 자금 용처가 친환경 사업으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그린본드와 동일하다. 다만 그린론은 조달 자금을 한꺼번에 받지 않고 분할해서 받아 사용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SKIET도 자금 지출 일정에 맞춰 필요한 만큼 3억달러 내에서 빌릴 수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그린론으로 자금을 조달한 곳이 SKIET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다. 2019년 8월 SK이노베이션은 그린론으로 6억2000만달러와 5억위안 등 한화로 당시 약 8000억원을 조달했다. 조달 자금은 미국과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중국과 폴란드 분리막 공장 건설에 투입했다.
이듬해 LG화학이 그린론으로 7000억원을 조달하고 HD현대중공업도 4800억원 규모의 그린론을 일으키면서 SK이노베이션은 국내 기업들의 조달 선택지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흥미롭게도 이번 SKIET가 그린론으로 투자금을 확보하는 데 앞장선 인물인 오택승 부사장은 SK이노베이션이 그린론을 일으켰을 때 SK이노베이션 재무기획 부서에 몸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20년 12월 연말 인사에서 SKIET 경영지원실장으로 선임됐다. 그 이전에는 SK이노베이션 재무기획 부서 등에서 근무했다.
오 부사장은 SK이노베이션에서 회사가 그린론으로 대내외 인지도를 높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대규모 자금을 끌어온 경험을 SKIET에서 재무실장으로서 살린 셈이다. 일례로 2019년 SK이노베이션은 그린론을 일으켰을 때 최소 10bp(0.1%포인트) 이상의 금리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았다.
SKIET와 오 부사장은 이번 그린론의 성공으로 해외 조달처를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 금융 기관인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친환경 사업 인증을 받은 만큼 향후 다른 해외 은행 등으로부터 신용을 얻는 게 전보다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SKIET는 지난해 5월부터 자료 제출과 현지 실사 등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IFC로부터 인증을 따냈다.
현재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은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소재와 광물 등을 조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제조사인 SKIET도 미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그린론 성공으로 조달처 다각화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조달 비용을 낮출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점에서 해외 진출과 투자 확대를 도모하는 기업엔 필수다. SKIET는 주로 국내 금융기관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올해 3월 말 기준 프랑스 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Credit Agricole)을 제외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국내 은행에 의존해 시설과 운영 자금을 끌어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에스텍파마, 폴라리스AI파마로 '새 출발'
- 나무가, '공정 자동화 전문가' 이동호 대표이사 선임
- CJ그룹, 글랜우드PE에 판 CJ올리브영 지분 되사온다
- 고려아연, 강남 영풍빌딩 떠난다…행선지는 종로구
- 빗썸, '예수금 증가'로 수수료 무료 효과 입증
- '미래사업 성과' 대동, 3년 연속 매출 1조 달성
- [네이버 알짜사업 톺아보기] '커머스 시너지'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사의 '현금 곳간'
- 젬백스링크,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영입
- 빗썸, 격변 대신 '현상유지' 선택…경영효율화 '초점'
- [SK그룹 리밸런싱 스토리]그린 밸류체인 '각개전투', 철수와 유지 사이
양도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대우건설에 과연 주주환원 선택지는 없을까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대우건설, 사라진 '매각 프리미엄'…떨어진 PBR·PER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KB금융, 평가지표 'TSR' 활용…경쟁사들과 비교해보니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기대감 1위' KB금융, 자사주 소각 랠리 잇는다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KB금융, 4대 지주 'PBR·PER 1위'…가장 높은 기대감
- 메타인지, 신독, 그리고 이사회
- [오너가 등기이사 점검]조현범 회장, 올해 한국앤컴퍼니 '동일인' 될까
- [오너가 등기이사 점검]정창선·정원주 부자, 중흥그룹 책임경영 '어디까지'
- [유동성 풍향계]한온시스템, 상환 집중한 1년…현금보유량 46% 감소
- [Board Index/현대차그룹]ROE 올라도 PBR은 안 올라…이사회 선택 '배당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