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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RA 영향 점검]'중국산 분리막' 빈자리, SKIET가 차지할까⑦부품 규제 강화되는 2028년이 북미생산 기점...日업체 경쟁 심화 불가피

정명섭 기자공개 2023-05-09 07:44:11

[편집자주]

작년 8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은 국내 산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IRA의 세액공제와 보조금 지급 혜택으로 국내 관련 기업들은 올해부터 최대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추가로 거둘 수 있게 됐다.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등 산업 내 밸류체인에서 경쟁자인 중국이 배제된 점도 단기적으로 호재다. 반면 북미 지역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재무부담이 불가피해졌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더 격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미국 IRA가 국내 관련 기업에 미칠 영향들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4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이차전지 밸류체인에서 분리막 제조를 담당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발 공급망 재편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이다. IRA상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2024년부터 중국 부품을 완전히 배제해야 하는데, SKIET가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분리막은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질과 함께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4대 필수 소재다. 분리막은 서로 닿으면 화재 위험이 있는 양극재와 음극재 접촉을 막고 리튬 이온만 통과시켜 전류를 통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전기차용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분리막은 고온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연성이 특징이다.

지난 3월 말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세부 지침을 보면 양극재와 음극재는 '핵심광물'로, 전해질과 분리막은 '부품'으로 분류됐다. 핵심광물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나 일본에서 생산·가공된 것을 써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반드시 미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반면 부품은 보조금 획득을 위해 미국 현지화가 필수다. 이와 함께 해외우려국가(FEOC)에서 생산된 부품을 사용하면 2024년부터 보조금 수취가 불가능하다는 조항도 충족해야 한다. FEOC에 어떤 국가와 기업이 속하는지 세부지침이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또는 중국 기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일본 기업이 전 세계 분리막 생산량의 98%를 차지할 정도로 3국의 공급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이 중 중국 기업이 68%로 압도적인 생산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기업의 점유율은 각각 16%, 13%다. 중국 기업이 미국 주도의 전기차 이차전지 밸류체인에서 빠지면 한국과 일본 분리막 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빈자리를 양분할 기회를 얻는다.

실제로 SKIET는 고객사로부터 북미 현지화 요청을 받고 있다. SKIET 스스로 "미국, 유럽 고객사들의 러브콜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밝힐 정도다. 현재 SKIET는 미국에 생산거점이 없다. 해외에는 중국 창저우와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국내엔 충북 증평과 청주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SKIET는 올해 안에 북미 생산공장 설립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북미 투자가 결정되면 분리막을 양산하는 시기는 2028년이 될 전망이다. IRA는 현재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이차전지 부품 비율을 50%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 비율은 매년 10%씩 올라 2028년이면 90% 이상이 된다. 북미 현지법인에서 분리막을 생산하지 않으면 보조금 수취가 사실상 불가능한 기준이다. SK ET는 북미 생산법인 설립 전에 폴란드 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분리막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북미 진출 전후로 SKIET가 핵심 거래처인 SK온 외에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호재다. 작년 기준, SKIET 전체 매출의 84%가 SK온을 포함한 특수관계자와 거래에서 나왔다. 신규 고객 확보는 SKIET가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인 동시에 글로벌 분리막 시장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과제다.

다만 IRA를 충족하는 일본 기업들과의 경쟁은 더 격화될 수 있다. SKIET의 일본 경쟁사는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스미모토화학, 우베인더스트리 등 4개사나 된다. 이 중 아사히카세이는 SKIET보다 먼저 북미 분리막 생산기지를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IET는 북미 공장을 설립을 앞두고 현금창출력을 더 키워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SKIET의 분리막 사업부문은 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작년 1분기 이후 1년 만이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보다 흑자 시기를 앞당긴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증권가는 올해 2분기 중에도 분리막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약 20% 늘어 분리막 부문이 흑자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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