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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김동수 LG테크놀로지벤처스 대표 "내년 AI·바이오 공격적 투자""미국 전력 인프라 시장 변화도 기회"

정명섭 기자공개 2023-11-23 07:54:27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올해로 출범 5주년을 맞이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해왔다. 그룹 주요 계열사로부터 6000억원을 펀딩받아 글로벌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펀드 등 64곳에 4000억원을 투자했다. 주 무대는 미국 실리콘밸리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올해 말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LG CNS, LG유플러스 등에서 4000억원을 추가 출자받아 운용 펀드 규모를 1조원까지 늘렸다. 이는 국내 대기업이 설립한 CVC 중 두 번째(1위 삼성)로 큰 규모다.

2018년 출범부터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이끌고 있는 김동수 대표(부사장, 사진)는 20일 더벨과 인터뷰에서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바닥을 지났다"고 "(후속 펀드 조성으로) 내년부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김 대표는 삼성벤처투자 미주지사장 출신의 스타트업 투자 전문가다. 그가 중점적으로 살펴볼 분야는 인공지능(AI)과 바이오다. AI에선 챗GPT 열풍이 분 생성형 AI 부문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 바이오 분야에선 항암 치료 쪽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현재 AI 혁명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바이오에선 항암 치료 혁명이 오고 있다"며 "바이오 투자 포트폴리오를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일답.

-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출범한 지 5년이 넘었다. 2023년은 어떤 해였나.
▲ 쉽지 않은 해였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2022년에 9000만달러 정도 투자했다. 2018년 설립 이후 최대 성과다. 올해는 그것보다는 조금 적을 것 같다.

2023년은 특히 고금리 기조 영향으로 대외적으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조금은 느리게 흘러간 편이었다. 2020~2021년 코로나19 시기에 스타트업들이 현금을 많이 확보했고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 들어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다보니 투자를 받지 않으려는 분위기였다.

-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황이 나을 거라고 보나.
▲ 작년에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시장이 주춤하는 등 엑시트가 많이 막혔다. 투자도 많이 줄었다. 올해가 (스타트업 투자 시장의) 바닥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잘 나가는 스타트업들도 내년에는 파이낸싱을 해야 할 때가 온다.

- 운용 펀드 규모가 올해 1조원까지 늘었다.
▲ 2018년부터 약 6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해왔는데 약 70%(4000억원 이상)를 소진했다. 각 계열사에서 지원해줘서 올해 3억달러 정도 추가로 투자받을 수 있었다. 내년부터는 더 공격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1조원 규모는 삼성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룹에서 믿고 밀어준다는 데 책임감을 느낀다.


- 내년 주요 투자 계획은.
▲ 그룹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분야는 'ABC'다. AI은 지금도 핫 아이템이다.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최근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연구진들이 창업한 기업 '앤스로픽'에 투자했다.

바이오도 전략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다. 항암 치료 쪽으로 투자를 많이 하려고 한다. 앞서 투자한 '아셀엑스'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아직 엑시트하지 않았다. 현재 면역체계의 문제점이 암세포와 일반 세포를 구분하지 못하는 건데, 이를 해결할 기술들이 많이 발전했다. 아셀엑스는 혈액암 부문 임상시험에서 꽤 의미있는 성과가 있었다. 현재 AI 혁명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바이오에선 항암 치료 혁명이 오고 있다고 본다. 쉽지 않지만 바이오 투자 포트폴리오를 늘리려고 한다.

- 'C(클린테크)' 분야 투자 계획은.
▲ C는 결국 친환경인데 범위를 넓게 보고 있다. 저탄소로 가는 과정에서 인프라가 많이 달라졌다. 미국에선 전기차가 늘어나는데 집에서 충전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50년 이상 된 주택이 많아 그 전력을 감당할 수 없다. 우리가 투자한 '커넥더(ConnectDER)'라는 기업은 계량기를 통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앞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태양열, 풍력 등은 전력을 저장해야 하는 니즈는 있다.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 짓는 건물들은 가스 대신 전기를 쓴다. 가전제품과 ESS를 만드는 LG그룹이 이와 관련해 협력할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외에도 바이오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부문에서도 투자 기회를 보고 있다. 최근 음식물 쓰레기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트리플더블유'라는 회사에도 투자했다. 친환경 제품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경제성인데 (트리플더블유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와 친환경 플라스틱 판매로 매출을 모두 올릴 수 있어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투자할 때 재무적 관점과 전략적 관점 중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나.
▲ 재무적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빠르게 성장하는 업체들은 그만큼 시장을 잘 알고 기술과 인력들이 훌륭하다. 당연히 투자자들은 그런 업체에 또 투자하려고 한다. 그래서 재무적인 성과를 일차적으로 본다. 전략적인 효과는 인내를 가지고 천천히 만들어간다.

- 실리콘밸리에 수많은 CVC가 있어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 운동 선수들도 이기는 팀에서 뛰고 싶어하듯 투자 인력들도 투자를 잘 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다행히 2018년 출범부터 꾸준히 좋은 투자를 해 평가 이익도 많이 나면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회사가 실리콘밸리에 있고 독자 경영을 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저희 투자심의위원회는 현지에서 결정을 하기 때문에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이는 제가 삼성벤처투자에서 이직한 이유이기도 하다. LG그룹에서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만들 때 다른 회사 CVC 스터디를 많이 했다.

- 다른 글로벌 CVC와 협업도 하나.
▲ 기업에 투자하기 전에 당연히 사람과 기술을 보지만 누가 투자했는지도 살펴본다. CVC들은 사업에선 경쟁을 하더라도 투자할 때에는 협력한다. 서로 좋은 회사와 딜을 소개해준다. 네트워킹이 매우 중요한 분야다.

- 구광모 회장이 최근에 당부한 말은.
▲ 1년에 두 번 정도 직접 보고 보고도 한다. 과거에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2차 펀드레이징 됐으니 투자 잘 해주고 시너지도 많이 내달라는 등 좋은 말 위주로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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