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스팩 키우던 신한증권, 함파트너스 철회에 '우울'거래소, 광고·홍보사 '외형' 면밀 분석…다원넥스뷰로 반전 노려
이정완 기자공개 2023-11-27 13:33:1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팩(SPAC) 합병을 도전하던 홍보·마케팅 기업 함파트너스가 결국 상장 심사 철회를 결정했다. PR업계 '1호'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증시 입성에 도전했으나 장기화된 한국거래소 심사에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IPO(기업공개) 주관을 위해 스팩을 주요 영업수단으로 꾸준히 활용하던 신한투자증권도 아쉬운 결과를 받게 됐다. 최근 다원넥스뷰의 스팩 합병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올해는 주관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주춤해 내년 실적 상승이 필요한 상황이다.
◇예심 청구 6개월 지나 철회 결정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함파트너스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스팩 소멸 합병 예비심사 철회 의사를 밝혔다. 6월 초 신한제8호스팩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을 노렸으나 6개월이 지나도 승인 결과를 얻지 못해 철회를 결정했다. 당초 계획대로였으면 함파트너스는 10월 주주총회를 거쳐 11월 중순 합병을 마쳤어야 했다. 이후 연내 상장하는 일정이었다.
신한제8호스팩은 "합병 진행 과정에서 함파트너스 내부 사정으로 인해 예비심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의 철저한 심사가 원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함파트너스가 속한 업종인 광고업에 대해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는 평이다.
함파트너스는 2007년 설립된 홍보·마케팅 전문 기업이다. 2021년 네이버 공식 검색 광고 대행사인 두들을 인수하며 디지털 마케팅 분야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123억원, 영업이익은 2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경기 둔화로 인해 광고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탓에 실적 개선 폭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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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수의 광고·홍보 기업이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거래소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을 요구하는 분위기"라며 "광고업이 일종의 수수료 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더 탄탄한 수익 구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광고 기업에 대한 거래소의 날카로운 시선은 다른 예비 상장 기업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4월 예심을 청구한 애드포러스도 이달 초 결국 심사 철회를 발표했다. 신영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은 IPO였다.
함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신한투자증권을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며 본격적인 상장 준비를 시작했는데 상장 재개 시점과 주관사 교체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2021년 신한제7호스팩에 붙여 합병시키려던 진화갈륨 반도체 개발 기업 웨이비스도 상장 철회 후 주관사를 대신증권으로 교체한 바 있다. 지난 21일 상장 예심 청구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재도전에 나섰다.
◇IPO 주관 실적 3위→10위 '하락'
신한투자증권은 다원넥스뷰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스팩 합병 트랙레코드를 추가한다는 전략이다. 이달 중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요한 레이저 응용 장비를 개발하는 다원넥스뷰와 신한제9호스팩을 합병시키는 절차에 돌입했다. 반도체 프로브 카드(Probe Card) 레이저 장비와 OLED 레이저 장비,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다원넥스뷰는 2019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해 함파트너스보다는 수월한 절차가 예상된다. 다른 코넥스 상장 기업이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한 사례가 많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증시 입성이 기대된다. 합병 후 예상 시가총액도 현재 코넥스 시장 시가총액보다 낮은 수준으로 산정했다. 다원넥스뷰의 코넥스 시가총액은 631억원인데 다원넥스뷰 합병가액(7153원)을 기준으로 한 합병 후 시가총액은 57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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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은 스팩을 비롯 모든 수단을 동원해 IPO 주관 실적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IPO 주관 실적은 887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공동 주관사로 참여해 1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주관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증권사 중 3위에 올랐는데 이는 2010년 이후 최고 순위이기도 했다. 지난해 공모규모만 12조7500억원에 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역기저효과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다른 하우스에 비해 공모건수가 부족했다. 5곳의 기업을 상장시켰는데 이 중 가장 공모액이 컸던 IPO는 360억원을 기록한 신한제11호스팩이었다. 지난 9월 신한제7호스팩과 합병한 코어라인소프트를 포함해도 6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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