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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코리아' 동상이몽과 이심전심 [thebell note]

허인혜 기자공개 2023-12-04 13:35:21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찐친'의 라이벌전이라던 울산함 사업에는 8000억원이 걸렸다. 더 큰 판인 KDDX 경쟁에는 7조원이 달렸다. 한화오션과 HD현대가 눈독들이고 있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스케일이 다르다. 80조원이다.

캐나다는 3000t급 잠수함 12척 건조를 추진 중이다. 척당 2조원 이상이 책정된다. 새 잠수정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라 정비까지 수십조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일본과 유럽 국가들도 참전 의사를 밝혔다.

스케일의 차이 때문일까. 대척점에 섰던 두 곳은 이번에도 반대 의견이지만 모양새가 좀 다르다. 한화오션은 단독입찰을 원하고 HD현대는 공조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평행선을 달린 지도 좀 됐다. 한화오션은 처음부터 솔로를 주장했고 HD현대는 상반기부터 팀코리아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홀로 참전을 바란다는 건 혼자서도 승리를 자신한다는 의미다. 한화오션이 스스로를 원톱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도 된다.

자신감을 보일 만한 사연도 있다. 한화오션의 잠수정 역사는 1982년 대우조선해양이 독일 조선소에 유학생을 보내며 시작됐다. 이때 배운 기술로 한화오션은 2000년 HD현대가 잠수함 사업자로 선정되기 전까지 독주한다.

이렇게 보면 한화오션의 주장에 힘이 실리지만 반대 편도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다. 한화오션이 유동성 위기를 거치는 사이 HD현대가 수주량에서 치고 나갔다. 수주량만 보면 아직 어깨를 견주기 어렵다.

기술력은 누가 앞선다고 단정할 수 없다. KDDX 설계 계약에서는 HD현대가 0.056점으로, 5·6번함 사업에서는 한화오션이 0.1422점 차이로 이겼다. 명실상부한 1등은 없다는 이야기다.

글로벌로 영토를 넓히면 두 곳이 '톱'을 주장할 법 하다. 3000t급 잠수함 건조 경험이 있는 조선소는 많지 않다. 한국을 제외하면 일본 정도다. 일본은 가와사키와 미쓰비시가 컨소시엄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쩐의 전쟁은 냉정하다. 팀을 원하는 쪽도 국가대항전을 하자는 취지보다 '사업은 따오자'는 의도로 보인다. 아직까지 컨소시엄과 홀로 출전 중 어느 편이 가능성이 크다고 확언할 수 없다. 다만 다른 유력 후보가 체급을 올려 뛰어들리라는 전망은 짙다.

한화오션의 솔로 선언은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하지만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 탓도 있을 것이다. 모쪼록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베팅해야하지 않을까. 한화오션의 단독 출전보다 HD현대와의 연합이 기대되는 이유다. 동상이몽 보다 이심전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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