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프리뷰]박철완 전 상무 주주행동, 이번에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까행동주의 펀드 우군으로 포섭, 실현 가능성있는 주주제안으로 변화
김위수 기자공개 2024-02-19 08:33:27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올해도 주주권 행사에 나선다. '조카의 난'이라고 불린 첫 분쟁이 일어난 2021년 이후 박 전 상무가 주주제안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박 전 상무는 8.87%의 지분을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다. 박 전 상무의 가족들을 포함하면 지분율이 10.6%까지 올라간다. 지분율이 적지 않음에도 그간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은 주주총회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주주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는 뜻이다. 올해는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는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을 우군으로 포섭하며 반격에 나선다.
◇'가능성 있는' 주주제안에 집중
다음달 개최되는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박 전 상무 측이 주주제안한 △감사가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자사주 소각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 △자사주 소각 등이 안건으로 오를 전망이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2/16/20240216143446120.jpg)
이번엔 배당에 대해 언급하는 대신 금호석유화학이 보유 중인 자사주 소각을 안건으로 제안한 점이 눈에 띈다. 최근 주주환원의 일환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물산이 보유 중인 3조원 규모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사주 소각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진 시기인 데다 보유 중인 자사주를 소각하는 만큼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다. 즉 주주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주주환원 정책인 셈이다.
또 다수의 사외이사 후보가 아닌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 집중한 점도 주목된다. 감사위원회 위원 선출에는 3%룰이 적용된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제다.
즉 이전과는 달리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주주제안에 집중한 모습이다.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한 이력이 있는 차파트너스의 영향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번번이 패배한 표대결, 이번에는?
이번 주주제안에서 박 전 상무 측이 소액주주들을 결집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현재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쥐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일가는 지분율이 높지 않다. 박찬구 회장의 지분율은 6.46%고, 장남인 박준경 사장은 6.91%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박 회장의 딸인 박주형 부사장의 지분율은 0.94%에 불과하다.
세 사람의 지분을 합치면 15.42% 수준이다. 박 전 상무 측의 우호지분 10.6%와 차이가 크지 않다. 3%룰이 적용되는 감사위원 선임의 건은 박 회장 일가가 보유한 14.91%의 지분 중 의결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분은 6.94%다. 박 전 상무 측은 4.7%다. 마찬가지로 접전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는 전체 지분의 8.13%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 등 주주들에게 더 큰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는 쪽이 승기를 잡게 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의 기관투자자들은 주로 장기투자자들로 이뤄져 있는걸로 안다"며 "그간 회사와의 소통으로 장기적인 비전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만큼 금호석유화학 측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 전 상무를 대리해 주주행동에 나서는 차파트너스는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차파트너스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등 이번 주주제안은 기업의 성장을 해치는 안건이 아니라 상식적인 요구"라며 "기관투자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파트너스는 조만간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행동주의를 공개 캠페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액주주 결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한미 오너가 분쟁]임주현 "임종윤과 다른 길, 해외투자 유치는 곧 매각"
- [i-point]미래산업,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L-벨트 이전
- [한미 오너가 분쟁]소액주주 만난 임주현, 핵심은 'R&D' "한미정신 지킨다"
- '나형균호' 오하임앤컴퍼니, 사업 다각화 고삐
- [i-point]휴림로봇,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률 196.5% 기록
- [i-point]부스터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자사몰 매출 전략 강화
- '탄소제로 대비' 대우건설, 환경 에너지 정조준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 시큐아이, 빅3급 실적에도 '보안 거리 먼' 임원들 우려
- [i-point]엑스페릭스-퓨리오사AI, UAE 방문 '협력 강화'
- 성장 돌파구 모색 KT스카이라이프, AI·아마스포츠 공략
김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GS글로벌 주주된 GS차지비, 노림수는 전기차 협력?
- [SK이노-E&S 합병 '승부수']SK㈜ 배당수익 영향 살펴보니
- [SK이노-E&S 합병 '승부수']SK온 3사 합병도 'CIC' 택할까
- [SK이노-E&S 합병 '승부수']'3사 합병' SK온, 기대 효과는
- [상반기 그룹 시총 리뷰]'인보사' 업은 티슈진, 코오롱그룹 시총 1위로
- [SK이노-E&S 합병 '승부수']SK온에 붙는 계열사 '트레이딩인터내셔널·엔텀'인 이유
- [동박업계는 지금]'북미 투자' 바라보는 각기 다른 시선, 이유는
- [동박업계는 지금]4년간 150% 확대된 생산능력, 수익성 악화 원인일까
- 인터배터리 유럽 '단상'
- [동박업계는 지금]'성공적 투자' 평가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