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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전기차 노린 금호타이어, 정일택 사장 "위기와 기회 공존" 전기차용 브랜드 '이노뷔' 데뷔…장기적 수요 증가 확신

임한솔 기자공개 2024-03-19 11:24:2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0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년 만에 열린 금호타이어 기자간담회의 주인공은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였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이노뷔를 상징하는 에메랄드블루 빛깔 넥타이로 복장을 통일했다.

정 사장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을 정면돌파하겠다는 포부다. "위기와 기회는 공존한다"며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캐즘은 첨단 기술 제품이 대중적으로 확대되기 전 잠시 수요가 정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과 마주했다는 건 이제 자동차업계의 일반적인 인식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눈에 띄게 둔화했고 올해도 성장세가 예전 같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잠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미래 성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기, 금호타이어는 오히려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노뷔를 앞세워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소비자들을 공략하기로 했다. 이런 과감한 전략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이 의미 그대로 일시적인 과도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을 둔다.

◇결국 대세는 전기차…"볼륨 증가" 기대

정 사장은 15일 경기도 화성에서 개최된 이노뷔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전기차를 일차로 살 분들은 다 산 것 같다"면서도 "탄소 문제 때문에, 전기차 수요가 잠시 정체해도 장기적으로 수량이 증가할 거라는 게 완성차기업들의 의견이다. 우리도 그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함께 다니지만 점점 더 전기차 볼륨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친환경 경영 추세의 근본 원인인 기후변화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자동차 시장의 대세는 결국 전기차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 출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금호타이어)

당장의 전기차용 타이어 수요도 긍정적이다. 비록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는 축소됐지만 소모품이 타이어에 관해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20~2022년에 전기차를 산 소비자들이 이제 교체용 타이어(RE)를 구매할 때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금호타이어가 이노뷔의 데뷔 일정을 올해로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금호타이어는 이노뷔를 먼저 한국과 중국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본진인 한국, 전기차 시장이 가장 활성화한 중국을 동시 공략해 초기 RE 수요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경쟁이 불가피하다. 금호타이어 이외에도 여러 타이어기업이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대표적이다. 한국타이어는 금호타이어보다 앞서 2022년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선보였다. 전기차를 대상으로 하는 완성차용 타이어(OE) 공급도 활발하다.

그러나 금호타이어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주행 성능, 승차감, 소음, 마모 등 타이어의 스펙을 결정하는 모든 요인을 두고 이노뷔에 최고의 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이노뷔, 성장 동력 핵심…'대기만성' 전망

금호타이어가 공식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2013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년은 다사다난했다. 실적 부진으로 워크아웃을 거쳐 외국 기업에 매각됐다. 현재 중국 타이어기업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최대주주다.

어렵던 시절은 이제 지난 얘기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410억원, 영업이익 3883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역대 2위였고 영업이익은 신기록을 썼다. 올해는 매출 목표를 4조5600억원으로 설정해 매출 측면에서도 실적 경신을 노리고 있다.

10년 만의 기자간담회를 장식한 이노뷔는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를 넘어 추가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노뷔 겨울용 제품 'EnnoV Winter'.

물론 전체 타이어 시장에 비해 전기차용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장에서 전체 타이어 700만개를 판매하고 그 중 전기차용 타이어가 10만~20만개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장차 전기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이노뷔를 비롯한 금호타이어 제품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동차에 장착돼 있던 OE의 브랜드를 따라 RE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금호타이어는 이노뷔를 출시하기 전부터 현대차그룹, 테슬라를 비롯한 자동차기업들과 협업해 여러 전기차에 OE를 공급해 왔다. OE만 놓고 보면 앞으로 3년 만에 금호타이어 전체 OE의 3분의 1가량이 전기차용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정 사장은 향후 매출에서 전기차용 타이어의 비중을 묻는 질문에 "매출 비중을 논할 정도로 전기차가 충분히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금호타이어는 현재 자동차기업들이 개발하는 전기차 중 20~30%의 완성차용 타이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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