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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첫 영업손실 SK시그넷, 미국 고객사 반품·NEVI 지연 탓1500억대 적자, 현지 충전지원 더딘 영향…급속충전기 수출액 '마이너스'

이민우 기자공개 2024-03-25 07:38:56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07: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시그넷이 지난해 해외영업 부진으로 전년 대비 약화된 실적을 냈다.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고객사 반품과 신규 발주 순연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이에 따라 2016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냈다.

앞선 매출 부진은 미국 전기차 충전기 지원 정책의 지연에서 비롯됐다. 미국 50여개 주에서 프로그램을 가동한 곳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에 따라 현지 시장의 자금 유입이 더뎌지면서 전기차 충전기 투자도 순연됐다. SK시그넷 역시 그 여파에 흔들렸다.

◇급속충전기 수출 마이너스, 300억 상당 반품충당부채 인식 영향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시그넷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07억원을 기록했다. 1623억원 매출을 기록한 2022년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SK시그넷은 지난해 하반기 투자자 대상 IR에서 연간 매출 88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놨다.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매출이 줄었다.

매출 감소로 사상 첫 적자를 냈다. 지난해 149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시그넷은 전신인 시그넷EV 시절부터 꾸준히 흑자를 냈던 곳이다.


매출 감소의 주된 배경은 고객사와의 제품 반품·재매입 계약이다. 통상 전기차 충전기 공급은 제품 외에도 별도 설치 과정을 수반한다. 배전 등 공사에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필요하다. 때문에 SK시그넷 전기차 충전기 납품은 실제 설치 시점보다 앞서 이뤄진다.

그런데 지난해 일부 고객사가 SK시그넷 측에 선납된 충전기 재납품을 요청했다. 이미 공급된 제품 중 요구 조건과 맞지 않는 것들이 있으니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 형태로 다시 사양을 맞춰 공급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해당 과정은 반품 뒤 차후 제품을 재매입 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에 반품 제품의 가액인 312억원이 반품충당부채로 재무에 계상됐다. SK시그넷의 지난해 수출액이 211억원에 그치고 급속충전기 수출액이 169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유다.

◇미국 전기차 충전기 사업지원 더뎌…현지 고객사 투자 순연 일조

기대보다 지지부진한 미국 전기차 충전기 지원 정책도 SK시그넷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줬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본격화를 예고한 것과 달리 미국 50여개 주에서 국가 전기차 인프라 프로그램(NEVI)을 진행한 곳은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

SK시그넷 관계자는 “미국 정부에서 지난해 초부터 전기차 충전기 보조금을 풀 것으로 이야기했지만 현재 프로그램 첫 라운드를 돌린 주가 18개 정도뿐"이라며 “전기세 등이 올라 수입 구조도 개선될 상황이 아니라 현지에서 여러 업체가 전반적으로 고생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NEVI 가동 지연은 현지 고객사 재정과 투자에도 영향을 준다. 현지 고객사는 당장의 현금흐름을 신경 써 전기차 충전기 구매의 순연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결국 NEVI 가동 지연이 지속되면 미국 현지 투자 심리도 계속 보수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태다.

관련 정책이 속도를 내기 전까지 SK시그넷에는 당분간 매출 리스크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SK시그넷은 현재 가동된 NEVI 지원에서 나름 성과를 낸 만큼 향후 지원 활성화를 염두에 두고 미국 현지 공략을 지속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K시그넷 관계자는 “현재 미국 NEVI 영역에서 테슬라 제외 시 3~4위인 만큼, 공고했던 초급속 충전 시장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기대 중”이라며 “과거보다 점유율이 조금 감소했으나 여전히 200Kw 이상 초급속 충전기 시장에서도 미국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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