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사우디 발판 삼아 해외사업 확대 '정조준' SITE와 JV설립, 중동·북아프리카 공략에 박차…유상증자로 안랩 지분 10% 취득
이상원 기자공개 2024-04-03 07:36:21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랩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국영기업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 이를 토대로 중동 지역뿐만 아니라 북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공략도 강화할 방침이다. 그동안 해외 사업에서 부진을 겪어 왔던 안랩이 이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2일 업계에 따르면 안랩은 사우디 사이버 보안·클라우드 국영기업 SITE(Saudi Information Technology Company)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이 전액 출자한 곳으로 양사는 현지 보안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안랩 25%, SITE 75% 비율로 올 상반기 내 회사 설립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현재 중국과 일본에서만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안랩으로서는 새로운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3년 미국에 진출했지만 실적 악화를 이유로 3년 만에 철수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작년 해외 매출은 전체 2.2% 수준에 그쳤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감안하면 해외 시장 공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안랩은 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감안해 다음 행선지로 사우디를 선택했다. 주변국으로부터 사이버 위협이 급증하면서 현지 보안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중동 내 관련 시장은 연 13.2% 수준이다. 한국 정부는 2027년까지 중동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 양국 간 보안 기술에 대한 공동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국내 기업들도 그동안 사우디 공략에 집중해 왔다. 수년간 사우디판 CES '리프(LEAP)'를 비롯해 스타트업 박람회 '비반(BIBAN)'에 참가해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안랩도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협력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우디 역시 IT 기술력이 높은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선호하고 있다. 앞서 이메일 보안에 경쟁력을 보유한 시큐레터의 경우 사우디 정부 투자기관 RVC로 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기업은 최근 사우디 IT 전문 기업 SLNEE IT와 이메일 보안 서비스를 함께 선보이기는 등 보안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한 보안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국영 기업들이 일찌감치 미국 보안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왔지만 주변국으로부터 보안 위협이 늘어나며 보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새로운 파트너를 찾던 중 한국이 가장 적극적이고 또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랩은 사우디를 발판 삼아 중동 지역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아프리카 시장까지 공략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합작법인을 통해 양사는 SITE가 보유한 현지 고객을 포함해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SITE의 100% 자회사 SITE벤처스는 안랩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3자 배정 방식으로 안랩은 주당 6만6890원에 신주 111만2651주를 발행한다. SITE벤처스의 출자금액은 약 744억원이다. 7월 신주 상장이 마무리되면 SITE벤처스는 안철수 창업자에 이은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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