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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키옥시아 IPO 재추진에 깊어진 고민 상장시 조단위 자금 확보 여지 긍정적, WD와 합병 가능성 '불안'

이상원 기자공개 2024-04-18 10:01:07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가 약 3년 만에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한다. 주요 사업인 낸드 업황이 올 들어 개선세를 보이자 관련 논의가 재차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주주인 SK하이닉스에게 반가운 일인 듯하지만 오히려 고민을 키우는 소식이란 해석이 나온다. 구주매출로 대규모 자금 회수가 가능한 상황아지만 키옥시아의 급성장 가능성 자체는 부담이다. 특히 웨스턴디지털(WD)과 합병을 전제로 한 상장 전략이라면 낸드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이르면 10월 도쿄증권거래소에 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2021년 한 차례 IPO를 준비했지만 당시 낸드 업황이 침체되자 계획을 철회했다. 그 후로 키옥시아 실적이 악화되자 IPO는 무기한 연기되는 듯했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낸드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키옥시아는 올 하반기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소식이 전해지자 SK하이닉스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베인캐피탈 등과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구성해 키옥시아 지분 15%를 2조엔(약 18조원)에 인수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3950억엔(약 4조원)을 투자해 2660억엔은 베인캐피탈이 설립한 펀드에 LP 형태로 참여하고 나머지는 전환사채(CB)로 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키옥시아 지분을 매각할 의사가 없음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다만 상장 시 투자금 70%는 컨소시엄과 함께 회수하고 나머지는 보통주로 전환해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구주매출를 통해 일부 투자금은 회수하고 CB로 키옥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대규모 자금이 꾸준히 필요한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키옥시아 상장 시 구주매출을 통해 조 단위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공장 잔금 2조3000억원을 내년 초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2028년까지 미국 패키징 공장 설립에 5조원 이상 투입을 예고해뒀다. 용인 반도체클러스 조성에 2046년까지 122조원을 투자해야 한다.

키옥시아가 상장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실적 개선이다. 적자 상태에서 상장을 추진할 수는 없다. 가능하다 하더라도 기업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기 쉽지 않다. 이 경우 SK하이닉스가 원하는 밸류에이션에 지분 매각이 힘들어질 수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아울러 키옥시아가 상장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SK하이닉스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 키옥시아의 전략적 선택이 넓어질 수 있다. 작년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WD) 간의 합병을 반대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키옥시아의 급성장 문제였다.

작년 4분기 말 기준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은 하이닉스가 21.6%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점유율은 각각 12.6%, 14.5% 수준을 나타냈다. 양사가 합병한 경우 점유율이 27.1%에 달한다. SK하이닉스를 넘어 36%인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일간 반도체 협력이 강화될 수 있는 합병이란 점도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키옥시아는 상장과 함께 합병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는 작년 웨스턴디지털 반도체 사업을 분리해 지주사를 설립해 경영을 통합하는 방안을 협상했다. 오랜 기간 양사가 협력을 이어온데다 상장 후 컨소시엄의 구주매출이 이뤄지면 합병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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