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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키옥시아 엑시트 계획 없다" 낸드시장 경쟁구도 불확실성 상존, 지분 보유 유리하다 판단

김혜란 기자공개 2021-04-12 08:04:0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1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투자한 키옥시아(Kioxia)의 매각설이 불거지자 이석희 사장(사진)이 "키옥시아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초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한 데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의 재편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낸드 시장에 새로운 진입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키옥시아 지분을 보유하는 게 유리해 보인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9일 '반도체협의회 회장단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키옥시아 투자금 회수 여부와 관련해 "원래 투자했던 목적이 있고 투자계획에 변화가 없다"며 "투자금을 회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최근 외신에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웨스턴디지털(WD) 등이 키옥시아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투자한 4조원을 회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보유한 지분을 높은 가격에 팔고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사실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마이크론이나 해외 펀드에 키옥시아 지분을 넘길 이유가 많지 않다. 2018년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를 투자할 당시에도 투자구조를 보면 단기적으론 재무투자 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에 총 4조원을 투자했는데 이 가운데 2조7000억원은 사모투자펀드(PEF) 베인캐피털이 만든 펀드의 출자자(LP, 유한책임사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나머지는 당시 도시바메모리가 발행한 1조3000억원어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데 쓰였다.

베인캐피털이 조성하는 펀드의 LP로 참여한 것이라 기업공개(IPO) 후 투자차익을 노릴 수 있지만 경영에는 관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물론 간접적인 지배력은 있으나 LP 자격이기 때문에 경영참여도 안 되고 매각에 대한 결정권도 가질 수 없다. 자본시장법상 자산매매의 시기, 가격, 방법 등을 선정하는 것은 무한책임사원(GP)의 권한이며 LP는 의결권 행사에 관여할 수 없다. 다만 GP는 LP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LP의 의견이나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다.

또 인수 당시에 웨스턴디지털 등과 치열한 경쟁 끝에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이 승기를 잡았었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인수 효과가 양사 간 시너지보단 웨스턴디지털이나 마이크론, 중화권 기업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막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 와서 경쟁사에 키옥시아 지분을 넘길 정도로 SK하이닉스의 상황이 여유로운 것도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낸드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2.9%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키옥시아(19.5%), 웨스턴디지털(14.4%), SK하이닉스(11.6%), 마이크론(11.2%), 인텔(8.6%) 순으로 잇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으로, 인수가 마무리되면 시장 2위로 도약하게 된다.

디램(DRAM)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간 치킨게임 끝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개 업체로 정리됐지만 낸드 시장은 아직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고 중국업체들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선 키옥시아 지분을 계속 가져가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SK가 줄곧 키옥시아 지분은 장기 보유할 계획이며 IPO 과정에서 구주 매출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도시바와 SK하이닉스는 2011년부터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는데 당장은 기술 협력이 없더라도 원천 기술을 보유한 키옥시아를 우군으로 확보하면 장기적으로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갈 여지를 갖게 된다. 경쟁사인 양사 간 불거질 수 있는 특허 전쟁 등 소모성 분쟁도 미연에 차단할 수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낸드 시장의 경우 플레이어가 많아 치열하게 시장점유율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당장은 기술협력 등 시너지가 없더라도 지분을 보유하고 가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런 구도 속에선 SK하이닉스가 향후 키옥시아 IPO 이후 3대 주주로 올라서는 게 유력해 보인다. 다만 베인캐피털 펀드 출자분은 일부 구주매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주주인 베인캐피털과 도시바, 호야 등은 구주를 약 20%씩 매각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구주 매출 규모는 작지만 SK하이닉스도 일부 엑시트로 투자차익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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