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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캐피탈마켓 포럼]팬데믹으로 중립금리 상승…성장률 '상고하저'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이코노미스트

안정문 기자공개 2024-04-25 08:22:43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변하면서 중립금리가 올라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 원인으로는 수요압력과 노동시장의 불균형,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꼽힌다.

경제 성장률은 적은 저축, 팬데믹 초과저축 소진, 카드 연체율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고하저'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사진)은 2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thebell Capital Market Forum'에서 '팬데믹 이후 달라진 거시경제 환경(Post-Pandemic Economic Landscape: Shifts and Implications)'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팬데믹 이후 달라진 거시경제 여건

이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이후 달라진 거시경제 여건으로 경제 전반에 걸친 높은 수요압력, 타이트한 노동시장, 기술혁신 촉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을 꼽았다. 그리고 이같은 변화가 중립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정책 당국들이 전례없는 규모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수행하면서 거시경제 환경에 크게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전례없는 규모로 대응을 한 배경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험이 꼽혔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에 회복이 오래 걸렸던 것에 대한 반성을 많이 했다"며 "그 결론 중에 하나가 충격에 비해서 재정 정책을 너무 소극적으로 펼친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이번 팬데믹 때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돈을 풀었다"며 "그 결과로 매우 완화적인 금융 여건이 조성이 됐다"고 설명했다.

완화적 금융 여건이 조성되면서 수요는 급격히 늘었다. 수요에 기반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팬데믹 이전 연간 0.6% 정도였지만 이후엔 한때 3%에 가깝게 높아지기도 했다. 이후 긴축 통화 정책이 펼쳐지면서 수치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는 높은 상황이다.

팬데믹 이후 달라진 두번째 거시경제 여건은 노동시장의 공급부족이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이민자 제한정책을 펼치면서 노동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이민자 제한에 따른 노동공급 부족에 팬데믹 이후 늘어난 노동수요가 더해지면서 노동시장은 역사적 수준의 수급 불균형을 겪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민자 제한 조치가 완화됐지만 노동시장의 공급부족현상은 여전하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빈 일자리수를 실업자 수로 나눈 타이트니스 지수를 활용했다. 수치가 1보다 높았던 사례는 팬데믹 이후를 제외하면 1960년대 후반과 2010년대 두차례다. 팬데믹 이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때는 1960년대 후반 1.64다. 팬데믹 이후 해당 수치는 2.0에 가깝게 치솟았다.

팬데믹이 불러온 또 다른 거시경제 여건 변화는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 및 인공지능(AI) 기술혁신이다. 기존에 대기업 위주로 디지털화가 이뤄졌던 흐름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도 빨라졌다. AI를 비롯한 기술기업의 가치도 급격하게 높아졌다.

이 이코노미스트가 짚은 네번째 팬데믹 이후의 거시경제 변화는 공급망과 지정학적 리스크다. 그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가들이 자국내 제조업 산업 기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다"며 "팬데믹 이전에는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 해외에 제조시설을 뒀는데 이제 각 국가들이 자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이전 글로벌화가 큰 화두였다면 2020년 이후 10년 동안은 반글로벌화로 인해 국가간 갈등 수준이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국가별 분쟁도 늘어났다. 지적학적 리스크 정도를 수치화한 GPR지수는 2010년대 평균치가 0.5를 조금 넘어서는 정도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2022년 수치가 2.5까지 치솟았다. 이후 1 아래까지 낮아진 수치는 2023년 말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으로 다시 1.5를 넘어섰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위에서 설명한 팬데믹 이후의 거시경제 변화들이 더해져 중립금리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미국채 10년물의 실질 중립금리는 1.17%로 2012년~2019년 평균치인 0.26%를 크게 웃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여전히 견조한 수요는 높아진 중립금리 수준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실질GDP갭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확대되고 있다. GDP갭률은 실질GDP에서 잠재GDP를 뺀 수치를 잠재GDP로 나눈 퍼센트값이다. 수치가 플러스면 해당 기간 실질GDP가 잠재 GDP를 웃돌았다는 것을 뜻한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높이면 실질GDP갭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하지만 생각보다 미국시장이 튼튼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인으로 지난해 미국의 대규모 재정지출, 민간대출 시장의 성장에 다른 기준금리 상승 효과 약화 등을 들었다.

◇올해는 상고하저, 내년은 상저하고

이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률이 올해 상고하저, 내년 상저하고 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고하저를 전망한 근거로는 적은 저축, 팬데믹 초과저축 소진, 연체율 증가 등이다. 그는 올해 1분기 팬데믹 관련 초과저축이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조금이 소비를 지탱해왔는데 이 효과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 저소득층의 소비가 제약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늘고 있다는 건 통화 정책 효과가 일정 부분 발생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저소득층이 소비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기 때문에 전체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기보다는 점차적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에는 기저 효과에 의해서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충격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을 2.71%로 전망했다. 기존에 2.6%였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수치를 상향조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해 기존 2.1%에서 2.0%로 낮아졌다 다시 2.4%로 상향조정됐다. 상향조정에는 예상보다 낮은 이란-이스라엘 간 지정학적 리스크 수준, 우수한 미국 소매판매지표 수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은 기존 올해 2회에서 1회로 줄었다. 2025년에는 4회 인하가 예상됐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기존 전망보다 미뤄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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