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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제약, 제네릭 진통제 출시 포기…성장전략 '삐끗' 헬름AG사와 맺은 펜타닐박칼정 출시 계약 해지…계약금·마일스톤 반환도 실패

김형석 기자공개 2024-05-03 08:51:07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제약이 야심차게 준비해온 펜타닐 계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박칼정의 국내 도입 계획을 철회했다. 까다로운 마약류의약품의 승인 절차와 펜타닐 성분에 대한 인식 악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조영제 신약 개발이 중단된 데 이어 강점인 제네렉 의약품 도입까지 무산되면서 기존 성장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계약체결 6년 만에 해지…제형 변경 결과 도출 실패

2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제약은 지난달 30일 독일 헬름(HELM)AG와 체결한 펜타닐박칼정의 국내 도입 계약을 해지했다.

펜타닐박칼정은 암환자에게서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성 암성 통증에 투여할 수 있는 마약성 진통제다. 기존 정제와는 달리 약을 입에 넣고 빰 안쪽으로 녹여 구강 점막으로 흡수하는 박칼정은 흡수가 빠르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나제약은 2018년 11월 헬름AG와 펜타닐박칼정의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투약요법과 제형을 변경해 퍼스트 제네릭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나제약은 2019년 6월 특허심판원으로부터 특허회피에 성공하며 제네릭 출시 절차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일부 제형 변경을 포함한 임상에서 차질을 빚으며 출시 시기가 미뤄져 왔다. 의약품 허가승인의 일부분인 생동성시험 대조약 선정 및 대조약 함량 변경에서 식약처의 승인 수준에 미달하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출시 시기를 2021년에서 2023년으로 미뤘지만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하나제약은 이번 계약 해지로 계약금과 1단계 마일스톤 등 10만 유로(약 1억5000만원) 등 기존에 지급한 자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됐다.

◇남은 현금성자산 61억원…1년 치 R&D 비용도 감당 못해

당장 큰 규모의 자금 유출은 아니지만 마약성 진통제와 마취제를 주력으로 하는 하나제약 입장에서 이번 의약품 개발 중단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신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존 주력 분야에서 안정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서다. 하나제약은 최근 조영제 신약으로 개발 중인 'HNP-2006'이 2상에서 품질관리(CMC) 이슈로 해당 물질 생산을 보류한 상태다. 현재 자체적으로 보관안정성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추가 개선연구 결과에 따라 상용화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과제로 선정됐던 HNP-2006 연구는 이번 이슈로 정부로부터 받는 신약개발 지원금도 중단된 상태다. 지금까지 연구비로 지원받은 24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포기하고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조영제 사업은 2018년 하나제약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새 먹거리로 집중해온 파이프라인이다. 다만 기반에는 마약성 진통제와 마취제 등 기존에 경쟁우위에 있는 분야의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필요했다. 조영제 신약개발 등 신사업 투자자금 역시 기존 주력 상품 매출로 충당하는 방안이었다.

하나제약의 수익성도 최근 내림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46% 급감했다. 최근 5년간 가장 작은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50% 증가했지만 판매비와 관리비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이 기간 판관비는 12.48%(125억원) 불어났다. 판관비는 퇴직급여와 경상시험연구비, 경상개발비 등에서 급증했다.

특히 임상 등 비용으로 추산되는 경상시험연구비는 37억6739만원으로 전년 대비 124.06% 증가했다. 경상개발비도 18.22% 뛰었다.

신약 출시 지연으로 현금성 자산도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은 61억원에 불과하다. 2020년 현금성자산이 73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년 새 대부분의 현금 자산을 소진한 셈이다. 지난해 하나제약이 지출한 총 R&D비용이 7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치 연구 비용에도 못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제약이 2018년 IPO를 진행한 이후 조영제 신약 개발과 마취제 제조시설 확장 등에 대거 자금 투자가 이뤄진 이후 이렇다 할 매출 퀀텀점프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번 펜타닐박칼정 출시 포기로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마약 진통제 시장에서도 성장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벨은 하나제약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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