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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IPO 수요예측제도 개선...IB업계 "기관 '적격성' 중요"자본시장연구원, 해외사례 들며 공모가 산정 과정 개인청약 역할 강조

안정문 기자공개 2024-05-14 07:02:35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하반기 수요예측 제도를 손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IB업계에선 변별력있는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수요예측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PO 제도 개선과 관련해 자본시장연구원은 앞서 수요예측 관련 보고서를 통해 개인청약이 수요예측의 결과를 보완해줄 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IB업계,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적격성 강조

9일 금융감독원은 IPO 주관업무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연구원, 삼일회계법인,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신영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금융투자협회, 코스닥협회 등이 참석했다.

앞선 간담회에서 거론됐던 IPO 수수료 구조 개선, 실사 관련 법적 책임 강화, 공모가 산정 관련 내부기준 의무화, 증권신고서 상 핵심 투자판단정보기재 표준화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하반기 IPO 수요예측 제도와 관련된 개선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수요예측참여자의 적격성 확보, 공모물량 배정의 일관성·합리성 제고 등을 위함이다.

IB업계는 기관투자자들의 적격성을 강조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요예측에 2000개 정도의 기관이 들어오는데 이 가운데 가격을 분석해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100개 남짓일 것 같다"며 "생태계 선순환을 위해 수취기관에 제한을 두는 방법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묻지마 방식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코너스톤 제도라고 큰 기관들이 미리 물량을 받아가는 제도를 4, 5년 전에 도입하려다 그만 둔 적이 있다"며 "검증된 기관 위주로 수요예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코너스톤 제도는 IPO 과정에서 발행사와 주관사가 증권신고서 제출하기에 앞서 투자자를 유치해 일부 공모주를 배정하는 제도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개인들은 청약 떄 증거금을 50% 내지만 기관들은 사실 배정받을 때 증거금을 내지 않는다"며 "10%든 몇%든 증거금을 내도록 하면 속된 말로 지르는 게 줄어들지 않겠냐 싶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해외사례 들며 공모가 산정 과정의 개인 청약 역할 강조

일각에선 자본시장연구원의 연구가 하반기 수요예측 개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바라본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IPO 수수료 개편과 관련된 연구 보고서가 자본시장연구원에서 5년 전 발표됐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선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개인 청약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석훈 자본시장 금융산업실 선임연구위원은 2021년8월 IPO 시장의 개인투자자 증가와 수요예측제도의 평가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연구원은 "주관회사들이 기대 이상으로 몰리거나 빠지는 개인들의 투자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시장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거나 시장가보다 높은 공모가를 제시하는 IPO 사례들도 많아지고 있다"며 "따라서 기관투자자 수요정보를 바탕으로 공모가를 결정하는 수요예측제도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의 분석결과로 볼 때 해외 사례에서와 같이 주관회사가 공모가를 결정하기 전에 개인투자자 청약을 하게 되면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투자자의 수요까지 포함해 검토할 수 있으므로 적정한 공모가 결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출처: 자본시장연구원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이 공모가를 결정하는 데 개인투자자 공모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일본, 대만, 홍콩의 IPO 시장에서는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과 개인투자자 공모 절차를 모두 마친 후에 공모가를 결정하고 있다.

홍콩의 주관회사는 수일에서 2주간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공모예정가 밴드를 설정해 3~4일에 걸친 개인투자자 공모를 수행한다. 주관회사는 수요예측과 개인투자자 공모 절차를 동시에 마감하고 공모예정가 밴드 내에서 최종 공모가를 결정한다.

대만에선 주관회사가 4영업일 동안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수요예측 2일차부터 개인투자자 공모 절차를 개시해 수요예측과 동시에 마감한다. 주관회사는 수요예측을 시작하기 직전 공모예정가 밴드를 발표하고, 수요예측이 마감된 다음 날 그러한 밴드 내에서 최종 공모가를 결정한다.

일본의 주관회사는 IPO 기업에 대한 실사를 바탕으로 공모예정가를 먼저 정하는 한편 대형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로드쇼 과정에서 수요정보를 구해 공모예정가 밴드를 1차 조정한다. 이후 주관회사는 약 7~8일 간 그 외 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때 개인투자자들도 희망 공모가와 배정물량을 신청할 수 있다. 주관회사는 수요예측의 결과를 반영하지만 로드쇼 과정에서 1차 조정된 공모예정가 밴드 내에서 공모가를 결정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한국과 같이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결정한 후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받고 있다. 다만 개인청약률이 수십 대 1 정도로 낮아 기관투자자 중심의 IPO 시장이라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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