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매출 5000억 '정체기'…타개책 '건기식 자회사' 설립 매출 성장 정체, 70년 역사 변곡점…돌파구는 '헬스케어'
한태희 기자공개 2025-02-10 07:28:37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09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약업계서 연 매출 5000억원은 대형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준점이자 상징적 지표다. 국내 제약 시장이 내수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이를 넘어서는 성장은 더 어렵게 느껴진다. 실제 국내에서도 약 17개 내외 제약사만이 이 관문을 통과했다.한독 역시 5년 전 이 문턱을 넘었지만 추가적인 매출 성장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약품 사업만으로는 확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섰다. 올해 컨슈머헬스케어(CHC) 라인업을 늘리는데 속도를 내겠다는 목표도 이 때문이다. 사업부 물적분할을 통한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설립에 나선다.
◇2022년 최대 매출 달성 후 역성장, 타개책 '포트폴리오 재편'
한독은 최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2024년 잠정 매출이 50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전년 126억원 대비 95.7%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2023년 289억원에서 작년 528억원으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한독은 2020년 매출 5000억원 고지를 밟았고 2022년에는 5438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매출이 역성장하고 있다. 주력 제품의 판권이 넘어가는 등 기존 포트폴리오가 흔들리면서 추가적인 성장에 부침을 겪고 있다.
일례로 한독은 2009년부터 알렉시온과 협력 후 솔리시스, 울토미리스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왔다. 2022년 관련 매출은 508억원으로 전체의 9.5%에 달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가 알렉시온을 인수하며 국내 판권이 한국아스트라제네카로 넘어갔다.
한독은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작년 1월에는 사노피의 아프로벨과 코아프로벨 공동 판매에 나섰다. 2월에는 사노피와 공동 개발한 고혈압 복합제 아프로바스크를 출시했다. 올 초부터는 애보트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딜을 판매한다.
한편 영업이익 감소는 광고선전비를 비롯한 비용 증가 영향이 주효했다. 아울러 이자비용 상승과 관계기업 손상차손 인식으로 인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확대되면서 당기순손실 역시 증가했다.
◇건기식 사업 전문성 강화, 만성질환 '치료'서 '진단·관리'로 확장
한독이 주춤하던 지난 5년 사이 대원제약, 휴온스 등 후발주자였던 제약사들이 한독의 연 매출을 넘어서 주목된다. 두 회사는 오너의 적극적인 드라이브 속 의약품 외에도 헬스케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실적을 키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독은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올해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 분할 후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기존 법인이 보유하는 방식으로 보다 전문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5월에 신설회사가 출범할 예정이다. 신설사업부문의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은 134억원이다. 현재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네이처셋과 숙취해소제 레디큐 등이 주력 제품이나 추가적인 제품군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헬스케어 사업 내에서 당뇨, 비만 등 만성질환의 관리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테넬리아, 아마릴 등 당뇨병 치료제를 통해 입지를 다진 영역이다. 작년 5월에는 바이오콘이 개발한 리라글루티드 성분의 비만 치료제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아이센스가 개발한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작년부터 '바로잰Fit'이란 제품명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독은 2009년 아이센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혈당측정기 브랜드 '바로잰'을 판매해 왔는데 2023년 기준 관련 매출은 189억원이다.
한독은 2023년 김미연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사장으로 영입하면서 헬스케어 사업 전략을 본격화했다. 김 사장은 제일기획, 화이자, 한국노바티스에서 마케팅 및 다양한 사업 운영 등 경험을 쌓았다. 한국알콘과 제뉴원사이언스에서 사장을 역임했다.
한독 관계자는 "건기식 사업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물적분할을 결정했다"며 "올해 5월 출범 예정으로 대표이사 선임 등 구체적인 내용은 그사이에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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