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14일 07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대기업 총수의 직위 복귀는 언제나 다양한 해석을 낳기 마련이다. 다만 이번 복귀는 '현실적 위기 대응'이라는 분명한 맥락이 있다. 유통 부문 전반의 체질 변화와 경쟁력 회복이 필요한 시점에서 신 회장이 다시 전면에 나선 것이다.이같은 판단은 외부에서도 일정 부분 공감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신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에 반복적으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던 국민연금이 이번에는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반대 의견을 제시할 경우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반대 사유'가 이번에는 없었다. 이는 사실상 찬성에 가까운 입장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에 지속적인 견제 역할을 해왔던 기관이다. 그런 국민연금이 이번엔 찬성을 택했다는 사실은 신 회장의 복귀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변화를 위한 결단’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 배경에는 롯데쇼핑이 직면한 현실이 있다. 지난해 매출은 13조9866억원으로 전년보다 3.9% 줄었고 영업이익도 4731억원으로 6.9% 감소했다. 최근 3년 연속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유동성 우려까지 제기됐다. 롯데그룹이 주요 자산 매각과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룹 내부적으로도 위기 인식은 분명하다. 신 회장은 올해 초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지난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어려운 한 해”였다고 밝히며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커머스, 마트, 백화점 등 각 사업부문에서 체질 개선과 전략 전환이 필요한 가운데 리더십과 실행력의 무게 중심을 다시 ‘책임 있는 결단’으로 옮기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올해 14조원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달성을 목표로 백화점 리뉴얼, 이커머스 앱 출시, 해외 법인 확대 등 다방면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 복귀는 그러한 변화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읽힌다.
중요한 건 이 복귀가 새로운 전환점으로 이어지느냐다. 국민연금의 침묵은 무관심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기대의 표현일 수 있다. 이제 그 기대를 어떻게 실현해 나가느냐가 롯데에 주어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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