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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SBI저축 인수]1위 저축은행 PBR 0.95배, 상상인그룹은 '난색'⑥50%+1주 매각가는 9000억, 업황 침체에 '저평가'…적정 매각가 찾기 '난항'

유정화 기자공개 2025-05-02 11:37:37

[편집자주]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의 인수를 추진한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이 본격화한 셈이다. 1위 저축은행의 매각 추진에 업계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SBI홀딩스의 국내 사업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025년 목표로 추진됐던 국내 지주사 설립은 안갯속에 빠졌다. SBI저축은행의 매각 배경과 사업 전략 변화, 업계 판도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07시5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이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지분 50%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한다. 순자산비율(PBR)은 0.95배가 적용됐다. 과거 저축은행 거래가 PBR 1.4배 수준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가가 저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시장 한파, 중·저신용자의 상환 능력 악화 등 업황 침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딜이 저축은행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상상인그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쏠린다. 상상인그룹은 매각가로 0.8~0.9%대 PBR을 적용한 몸값을 희망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 1위 저축은행의 PBR이 예상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원하는 값을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순익 1위 저축은행도 저평가, 과거엔 PBR 1.4배 적용

28일 교보생명은 이사회를 열어 SBI홀딩스가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9000억원이다. SBI홀딩스는 85.23%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SBI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단계적으로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 우선 금융당국에서 대주주 승인을 받은 뒤 올해 하반기 지분 30%를 취득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상당 기간 SBI홀딩스와 공동 경영을 할 것”이라며 “SBI저축은행을 1등 저축은행으로 키운 현 경영진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SBI저축은행의 매각가다. SBI저축은행 지분 100% 가치는 1조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말 SBI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이 1조899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PBR은 0.95배 수준이다. 최근 SBI저축은행이 매각설이 시장에 흘러나왔을 때 SBI저축은행의 전체 몸값이 3조원 안팎으로 추정된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SBI저축은행은 업계에서 탈저축은행이라고 평가될 정도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 왔다. 2016년 이후 연간 기준 9년 연속 순이익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특히 2023~2024년 저축은행 업권이 대손충당금 여파로 적자를 낼 때도 SBI저축은행은 891억원, 808억원 순익을 기록했다.

과거 저축은행의 몸값 산정에 적용된 PBR은 통상 0.9~1.4배 수준이었다. 앞서 매각된 스마트저축은행의 경우 1.2배, 대한저축은행은 1.4배가 각각 적용됐다. 스마트저축은행과 대한저축은행은 2020년과 2019년 각각 미래그룹과 대광그룹에 인수된 바 있다.

유진저축은행(현 다올저축은행)이 가장 최근인 2021년 매각됐을 때 약 0.9배의 PBR이 적용된 바 있다. 유진기업은 대주주적격성 문제로 저축은행을 처분했는데, 당시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은 저축은행 지분 60.2%를 2003억원에 매입했다. 100% 기준 지분 가격은 약 3330억원으로, 자기자본(3927억원)을 감안한 PBR은 0.9배 수준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 1위 저축은행이라는 상징성을 생각했을 때 생각보다 저렴한 금액"이라며 "금융당국의 규제는 점차 강화되고 있고, 업황 침체가 겹쳐 매각가가 낮게 책정된 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2021년 과거 저축은행 거래가 이뤄지던 때는 업계가 크게 성장하던 시기"라고 덧붙였다.

◇상상인그룹, 희망 PBR 0.8~0.9배…현실성 '의문'

이번 딜은 현재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의 매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업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OK금융그룹은 현재 매각 측과 가격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은 OK금융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검토해온 매물이다. 하지만 매각가를 두고 양측의 눈높이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당초 상상인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의 매각가격으로 0.8~0.9%대 PBR을 적용한 몸값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작년 말 자기자본(2169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1735억~1952억원이다. 2023년 말 우리금융그룹과 매각을 논의했을 때 보다 낮아진 금액이다. 앞서 상상인그룹은 우리금융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 매각을 논의했는데, 당시 논의됐던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통상 저축은행 매물은 업계 내 지위, 수익성, 자본과 건전성 등을 모두 고려해 기업가치가 산출된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조3763억원으로 업계 12위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으며 2023년과 2024년 각각 750억원, 68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이번 딜이 상상인저축은행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인 상상인그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특성상 영업권역이 여신 의무비율 규제가 있다"라며 "사실상 전국권 영업권을 가지고 있던 SBI저축은행도 PBR이 1배가 넘지 않았던 만큼, 가격을 높게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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