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체인 리포트]CJ그룹 '제당→셀렉타'로 이어지는 지급보증 부담[CJ제일제당]⑩CJ셀렉타 매각 철회, 수익성 개선 기대…지급보증에 따른 우발부채 부담 여전
이민호 기자공개 2025-05-14 08:12:34
[편집자주]
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12시1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은 2023년부터 진행해온 브라질 농축대두단백(SPC) 생산기업 CJ셀렉타(CJ Selecta) 지분 매각을 최근 철회했다. 그동안 CJ제일제당은 CJ셀렉타 지분에 대한 최초 인수부터 점진적인 확대까지 자금이 소요됐다.CJ셀렉타는 2023년과 지난해 2년 연속 당기순손실에 머물렀다. 다만 올해 들어 원가 개선과 수요 정상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CJ셀렉타 차입금에 대해 제공하고 있는 지급보증은 CJ제일제당의 우발부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CJ셀렉타 지분 점진적 확대…지분 매각 철회
CJ제일제당이 CJ셀렉타 경영권 지분을 취득한 것은 2017년 8월이다. CJ제일제당은 CJ셀렉타 인수를 위해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았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CJ그룹이 2014년 1월 공동조성한 코파펀드(스틱 씨제이 글로벌투자파트너쉽 사모투자전문회사)가 동원됐다.
CJ제일제당이 브라질 완전자회사인 CJ라탐(CJ Latam Participacoes)에 2억2000만달러(2340억원)를 현금출자하고 CJ라탐이 이 돈으로 CJ셀렉타 지분 56%를 사들였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코파펀드는 CJ셀렉타 지분 34%를 사들이면서 CJ셀렉타에 대한 합산 지분 90%(3억2100만달러·3600억원)를 확보했다.

CJ제일제당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별도 기준 자회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에 현금출자한 합산금액은 3조4985억원이다. 이 가운데 CJ라탐에 대한 현금출자액(2340억원)은 특수관계자별로 미국 냉동식품 가공회사 슈완스(Schwan's Company) 경영권 지분 인수와 추가 출자 목적의 CJ푸드아메리카홀딩스(CJ Foods America Holdings)에 대한 현금출자액(1조8277억원)과 CJ대한통운 지분율 확대 목적의 영우냉동식품에 대한 현금출자액(7400억원) 다음으로 많다.
2019년 10월 CJ제일제당이 콜옵션을 행사해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CJ셀렉타 잔여지분 10%를 485억원에 직접 사들였다. 이로써 CJ라탐 56%, 코파펀드 34%, CJ제일제당 10%의 지분구조가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이 CJ셀렉타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은 2023년 10월이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한 CJ라탐 지분 100%(4077억원)와 CJ셀렉타 지분 10%(728억원) 전량을 미국 곡물기업 번지(Bunge)의 브라질법인에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CJ셀렉타 매각이 결정되면서 2023년 12월 CJ제일제당은 투자약정에 따라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코파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CJ셀렉타 지분 34%도 1739억원에 사들였다. CJ라탐을 통한 보유지분(56%)과 CJ제일제당 직접 보유지분(44%)을 합쳐 CJ셀렉타 합산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달 25일 CJ제일제당은 CJ셀렉타 지분 매각을 철회했다. CJ제일제당은 관련 공시를 통해 "거래 선행조건의 충족 가능성이 불투명해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선행조건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CJ셀렉타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지속할지 여부도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CJ셀렉타 실적 개선 기대…지급보증 제공 부담은 여전

CJ셀렉타는 2022년 매출액 1조1320억원과 당기순이익 1264억원을 기록하면서 CJ제일제당의 경영권 인수 이래 최대 실적을 썼다. 하지만 이후 2023년과 지난해는 다소 주춤했다. 매출액은 2023년 7729억원과 지난해 7140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2023년 마이너스(-)237억원에 이어 지난해 -122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2021년과 2022년 호실적으로 개선됐던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50%로 다시 상승했다.
다만 CJ셀렉타 지분 매각 철회에도 실적 측면에서는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2025년 브라질 대두 생산은 역대 최대 규모로 전망되며 본격적인 수확기인 3월 이후 대두 가격 하락세를 전망해 CJ셀렉타의 원가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4년 SPC 대리상의 유통재고가 해소돼 2025년 SPC 수요 정상화로 이어질 전망으로 원재료비 하락과 맞물려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CJ셀렉타에 지급보증을 제공해 현금 여력을 키워주고 있다. 2023년 말까지만 해도 CJ제일제당은 CJ셀렉타 차입 실행금액 2514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한도금액은 4126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지급보증을 제공한 차입 실행금액은 1103억원으로 줄었으며 한도금액도 2573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CJ셀렉타에 대한 지급보증이 CJ제일제당의 우발부채 부담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특수관계자에 지급보증(이행보증 제외)을 제공한 차입 실행금액은 합산 4조2655억원으로 이중 CJ셀렉타 비중은 2.6%(1103억원)다. 한도금액으로 따지면 합산 5조7898억원 중 4.4%(2573억원)가 된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말 별도 기준 자본총계가 5조271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지급보증 한도금액이 자본총계를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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