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 IPO]풋옵션 약정 기한 미뤄줄까…에이치PE 손에 달렸다이미 두차례 연기…롯데지주는 단기자금 확보 사활
이정완 기자공개 2025-05-07 07:54:16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1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수요예측 흥행 부진에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최대주주인 롯데지주의 재무적투자자(FI) 엑시트 방안 마련에도 관심이 쏠린다. 8년 전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때 맺은 약정을 고려하면 4000억원 가까운 돈을 돌려줘야 한다.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FI를 위해 IPO(기업공개)에 돌입하는 '성의'를 보인 만큼 에이치PE에 재차 기한 연장을 요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롯데지주는 최근까지도 기업어음(CP)을 활발히 발행하며 단기자금 마련에 애쓰고 있다.
◇롯데지주 "에이치PE와 논의할 것"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금융시장 환경 불확실성으로 인해 회사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당장 상장이 무산됐으니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에이치PE의 풋옵션 행사가에 보유 주식 수를 곱한 만큼 돈을 만들어야 한다. 이 달 기준 행사가 5만720원을 기준으로 3790억원을 갚아야 한다. 롯데지주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46.04%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계약 조건 때문에 롯데글로벌로지스 IPO는 최근 시장 환경과 무관하게 완주 의지가 큰 딜로 여겨졌다. 에이치PE는 2017년 초 구주 매입과 유상증자를 통해 2790억원에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21.87%를 확보했다. 최초 투자 당시 여러 롯데 계열사와 주주 간 계약을 맺었지만 롯데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인해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관련 의무를 승계했다.
최초 투자 시점 때만 해도 4년 뒤인 2021년까지 기업공개나 풋옵션(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투자금 회수가 전망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성장세와 코로나19 악재가 맞물린 탓에 두 차례 풋옵션 행사 기한을 미뤄줬다. 2023년으로 데드라인을 연기하더니 이 때도 증시 입성이 어려워지자 올해 4월까지 상장하는 조건을 확정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오랜 기간 이어진 양측의 투자 관계 청산이 전망됐다. 올해 3월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선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2781억~2931억원 차익을 보전하는 조건으로 희망 공모가 밴드를 제시해 최대주주가 부담을 지더라도 일단 증시에 입성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IB업계에서는 롯데지주가 에이치PE와 논의를 통해 풋옵션 행사기한을 재차 연기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보고 있다. 작년 말부터 FI 회수를 위해 IPO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한 차례 더 기한 연장을 요청할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지주 역시 당장 4000억원을 돌려주는 것보단 협상이 우선이다. 회사 관계자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철회를 결정했으니 이제부터 풋옵션 계약 상대방과 논의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 롯데렌탈 매각자금 쓸까
롯데지주 측은 만약 에이치PE가 풋옵션을 행사하더라도 4000억원 지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지주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억원으로 현금 보유고가 넉넉한 상황은 아니지만 풋옵션 행사에 대비해 자금 마련 계획을 세워뒀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단기자금 조달에 집중하고 있다. 주된 조달처는 CP 시장이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7일과 10일 두 차례로 나눠 500억원 규모 약 1년물 CP를 발행한 뒤 16일에는 두 달 만기로 1500억원 규모 CP를 찍었다. 17일과 25일에도 1년에 육박하는 만기로 250억원을 조달했다. 28일에도 두 달 만기로 1000억원 CP를 찍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10.87%를 가지고 있는 호텔롯데는 사정이 낫다. 작년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09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3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1조5792억원에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가지고 있던 롯데렌탈 지분 56.2%를 매각했다. 호텔롯데로 유입되는 돈만 980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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