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 릴레이 인터뷰]"B2B로 동력 확보…업계 최초 연금 일임 출시"김영빈 파운트 대표 "고객 효능감 느껴야 장기투자 가능…하나은행과 협업"
박상현 기자공개 2025-05-13 09:35:01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08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RA) 기업 파운트가 퇴직연금 사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자회사 파운트투자자문이 하나은행과 함께 3월 말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를 선보이면서다. 업계 최초 출시인 데다 퇴직연금 강자인 하나은행의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사진)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파운트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사람들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게 자신의 미션이자, 파운트의 창업 철학이라고 소개했다. 군 복무 시절 아프가니스탄에서 빈곤 문제를 목격하고 가난 해결을 사명으로 삼았다.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노후 빈곤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빈 대표는 “10년 전 파운트를 창업할 당시 하고 싶었던 연금 사업이었다”며 “젊은 시절 열심히 근로한 많은 분들의 연금 자금 대부분이 원리금 보장형에 묶여 있는데, 이러한 점을 RA를 통해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영빈 대표가 염원을 이루는 데에는 10년이 걸렸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를 혁신금융으로 선정하면서다. 그렇다면 파운트는 어떻게 10년을 버틸 수 있었을까.
김영빈 대표가 제시한 답은 B2B였다. 보유한 기술력을 활용, 금융기관에게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게 파운트의 B2B 사업 골자다. 전체적인 시스템 혹은 RA 엔진 등을 구축해 주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가령 A 은행이 고객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매달 고객에게 메신저를 통해 전달하고 싶다고 가정하자. 이때 필요한 제반들을 파운트가 제공하는 셈이다.
김영빈 대표는 “RA 일임 비즈니스만으로는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며 “이는 퇴직연금 계좌가 열린 지금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샌드박스 기간인 2년 내로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RA 일임 사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B2B 비즈니스에서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넥슨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김영빈 대표는 “대형 게임사인 넥슨 역시 초창기를 홈페이지 제작 사업으로 현금흐름을 창출, 게임 개발 투자를 이어갔다”며 “파운트도 마찬가지다. B2B에서 창출한 이익 대부분을 RA 개발 투자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파운트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B2B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기관 자금 운용 사업에 힘을 계속 빼고 있기도 하다. 퇴직연금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연말이 되면 파운트투자자문이 운용하는 기관 운용액은 0원이 될 전망이다. 기관자금 운용에 활용된 인력들은 IT 부문으로 넘어가, 금융기획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김영빈 대표는 “IT 전문가들은 복잡한 금융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핵심 금융 인력들이 앞으로 이러한 문제를 푸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파운트는 이번 퇴직연금 RA 일임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회사의 철학과 사업 구조, 인력 등이 퇴직연금 사업을 바라보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은행과 함께한다는 점은 파운트에게 있어 긍정적인 요소다. 하나은행의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의 누적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12조45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3위에 해당한다.
어떻게 하면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까. 김영빈 대표는 고객이 납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고객이 직접 여러 RA 테마를 선택할 수 있게끔 해 투자 효능감을 느끼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이 어느 정도 손실도 감내할 수 있어야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김영빈 대표는 “연금은 단기적으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를 이어 나가는 게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이 어느 정도 투자를 감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고객을 매료시키겠다는 발상은 퇴직연금와 RA에도 모두 맞지 않다”며 “고객에게 직접 선택권을 부여해 일정 부분 손실도 감내하면서 투자를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파운트는 이를 위해 다양한 알고리즘 상품을 출시했다. 아직 알고리즘 개수가 고객의 선택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할 정도로 많지 않지만 이를 점차 늘릴 예정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이차전지 산업에 투자하고 싶다고 하면 고객이 이차전지와 관련된 RA 알고리즘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김영빈 대표는 현재 파운트의 RA 상품의 기초자산이 상장지수펀드(ETF)가 아닌 펀드인 점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의 취향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삼아야 한다”며 “국내 ETF의 경우 거래량이 많지 않아 다소 제약이 있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물론 펀드가 ETF보다 매매비용이 크기 때문에 잦은 매매 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ETF보다는 펀드가 유리하다”고 전했다. 이달 혹은 내달 중으로 파운트는 ETF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영빈 대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제대로 된 금융서비스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현금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금융에 무지하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상대적으로 가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상에 가까운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이들이 금융 서비스를 받는 게 최종 꿈”이라고 했다.
한편 파운트는 지난 3월 28일 하나은행과 함께 IRP RA 일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계약 건수는 약 700개에 달한다. △글로벌성장지역 및 섹터 △글로벌주식 △당신을 위한 편안한 투자 총 세 가지의 알고리즘이 오픈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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