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가 휠라 3대 주주 이해상충 우려..."공모가 고평가" 논란
이 기사는 2010년 09월 02일 09: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휠라코리아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는 삼성증권이 해당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해상충 논란이 일고 있다. 지분율이 5%에 미치지 않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지만 3%가 넘는 지분을 들고 있어 공모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주관사이자 투자자인 삼성증권이 이익을 얻는 구조다.
삼성증권은 휠라의 지분을 전환상환우선주(RCPS) 형태로 25만주 가량 보유하고 있다. 상장 이전에 이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3.1%, 상장 후에는 2.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에 이어 사실상 3대 주주인 셈이다.
삼성증권이 보유한 지분은 휠라가 지난 2007년 글로벌 본사를 경영자 인수(MBO) 방식으로 거둬들일 때 재무적 투자자 자격으로 취득한 것이다.
휠라는 당시 글로벌 지주사인 스포츠브랜드인터내셔널(SBI)로부터 약 4억 달러(약 3700억 원)에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했다. 자금이 부족했던 윤 회장은 재무 자문사였던 삼성증권과 화인파트너스, 미래에셋파트너스, 군인공제회 등으로부터 1100억 원을 지원받았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RCPS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반반씩 발행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지원했다. 삼성증권은 이 중 RCPS 50억 원(25만주)과 BW 50억 원을 인수해 투자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당시 인수한 BW를 지난 4월 전액 현금화했다. 윤 회장이 조기매수청구권(콜옵션) 발동하면서 보장 받았던 수익을 거뒀다.
문제는 삼성증권이 아직 남겨두고 있는 우선주 물량이다. 우선주를 가진 삼성증권이 이번 상장의 주관사 역할도 겸임하면서 이해가 상충할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이다.
상장에는 미래에셋증권과 IBK투자증권도 인수사로 참여하고 있지만 삼성증권은 대표사로서 모든 절차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공모가 등의 주요 사안은 삼성증권과 휠라가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삼성증권의 이해는 투자자와 주관사로서 입장을 달리한다.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적절한 공모가를 이끌어내야 하는 주관사의 역할과 수익률을 극대화해야 하는 투자자의 역할이 서로 다르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법은 자기자본투자(PI)와 IB사이에 정보차단장벽에 관한 규제를 만들어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휠라에 투자하기 전인 2006년 8월에 이미 상장 주관 계약을 맺어 이 규제를 피해갔다.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이 처음부터 상장을 위한 투자회수를 염두에 두고 지분을 사들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타내고 있다. 문제점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4년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을 추진해온 것이라는 비판이다.
삼성증권이 자사의 이익을 위해 공모가를 부풀릴 경우 그 피해는 일반 투자자들에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은 자사 보유지분을 3개월간 매각제한 상태로 묶어 일반 투자자와 이해를 같이 하겠다고 해명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증권과 공모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꼭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삼성증권의 투자 원금은 2만 원으로 공모가와는 큰 차이가 있다. 그간 받은 배당을 감안하면 상장 후 주가가 2만2000원까지 떨어져도 최소 30%의 수익을 낼 수 있다. 게다가 IPO 주관을 통해 최대 24억 원의 수수료도 따로 챙긴다.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는 공모가에 대한 비관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2만 원대 중후반으로 예상했던 공모희망가 밴드가 3만~3만5000원으로 결정된 탓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공모가가) 3만 원 이상이면 고평가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휠라는 이번 IPO에서 구주 225만주를 매출하고 신주 100만주를 모집할 예정이다. 공모 총액은 975억~1137억 원이다. 9월14~15일 공모 청약을 거쳐 9월28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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