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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상사부문, 대대적 수술 전략사업 점검, 인력 재배치 등 강력한 구조 조정

이재영 기자공개 2013-04-12 18:15:48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2일 1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모체인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고강도 구조 조정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악화된 실적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그룹 차원의 매스질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그룹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을 주축으로 삼성물산 상사부문에 대한 경영진단과 발전방안 전략수립 등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육성산업의 재점검, 인력과 조직 재배치, 사업부 점검을 위한 컨트롤타워인 Project Management Office(PMO) 조직 구축 등이 주요 골자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삼성전자 등의 계열사들이 자체적으로 무역활동을 수행하며 그룹 내 상사의 역할이 줄어들자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산업소재 등 신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셰일가스의 등장 등의 외부효과로 인해 이러한 시도들에 대한 가시적 성과는 점차 멀어져 갔고, 그렇다고 투자를 중단할 순 없는 이중고에 빠지며 수익성은 악화돼갔다.

에너지·환경, 산업소재, 자원 분야에서 트레이딩 및 투자 사업을 진행하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그간 각 분야별로 사업 확대와 함께 사업부가 우후죽순 증가하며 역량 집중 부진, 성과 관리 미흡 등의 문제가 붉어졌고, 이로 인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양 지표간 괴리가 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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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선택과 집중 하겠다…전략 사업 전면 재조정

사업 재조정의 주요 핵심은 석탄, 구리, 기계플랜트, 비료, 팜(농장)사업 등의 전략적 육성사업을 선정, 인력과 자본을 집중하겠다는 것. 현재 상사부문 내 방만하게 산재해 있는 여러 사업부들을 이들 전략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전략 육성 사업이 아닌 부분은 자금지원이나 인력구성을 과감히 줄여나간다는 복안이다.

철강 등 캐시카우(Cash-cow) 사업은 어쩔 수 없이 현상유지 수준을 이어가더라도, 그린에너지 등 이미 많은 투자가 수행된 사업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새로운 자금지원은 일단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대비 성과가 늦더라도, 적자 사업은 일단 다 접겠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그만큼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절실함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선정된 전략 육성 사업을 바탕으로 잔존하는 사업부들에 대해서도 고강도 성과관리가 상시 이뤄질 전망이다. 회사 내 사업, 투자 등을 총괄하는 PMO 조직을 구축, 월단위 성과 측정을 통해 빠른 의사 결정과 타이트한 성과관리를 계획 중이다.

◇ 태생적 한계인 건설-상사부문의 이질적 결합…구조조정의 효과 최대화 쉽지 않아

1995년 삼성건설이 삼성물산에 합병되며 삼성물산은 상사부문과 건설부문으로 재편됐다. 당시에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자금, 영업 능력 등과 함께 건설부문의 급성장을 함께 이끌어 낼 수 있고, 상사부문도 해외 프로젝트 수주 등에 든든한 지원군을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라고 평가됐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오늘날, 태생적 이질감은 결국 극복되지 못한 채 여전히 상사부문과 건설부문의 두 독립채산체로 나뉘어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이 더욱 견고해져 버렸다.

최근 건설부문은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그룹 내 EPC 업체들과 플랜트 산업에서의 교통정리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꾀하고 있고, 글로벌 사모투자회사인 KKR과 함께 사모투자펀드(PEF) 결성을 진행하며 실탄 마련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사업적 수익성이 떨어지고, 단기간 내 투자자 확보도 어려웠던 상사부문은 나름의 묘안을 짜낸 이번 구조조정이 필수불가결이었던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룹 미전실을 중심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이는 상사부문의 얘기"라며 "상사부문은 PMO조직까지 출범하며 타이트한 관리에 나섰지만 건설부문은 해외수주 확대, 플랜트 산업 본격 진출 등으로 잔칫집 분위기인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결국 각 부문이 알아서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의 효과를 최대화 하기 위한 삼성물산 회사 전체의 역량 집중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상사부문의 턴어라운드에 나섰지만 결과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이유"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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