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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C 논란…감사인·평가기관 책임은 없나 삼일회계법인, BCC 인수자문에 5년째 감사인…한자평, 허술한 평가 도마

윤동희 기자공개 2013-06-26 11:18:37

이 기사는 2013년 06월 2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자흐스탄 BCC(Bank CenterCredit) 장부가 처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배회사인 국민은행의 외부감사인 삼일회계법인과 투자 지분에 대한 독립적 평가기관인 한국자산평가의 책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4월 BCC 현장실사를 다녀온 삼정KPMG는 장부금액을 400억~1400억 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이사회 내 리스크관리위원회에 보고했다. 이는 국민은행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이 제출한 국민은행 감사보고서 상의 BCC 장부금액보다 절반 이상 낮은 금액이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회계 기준이 적정하게 적용돼 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BCC 관리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과 함께, 외부기관의 모니터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삼일, BCC 인수자문부터 현재까지 감사…"감사 책임 없어"

삼일회계법인은 2008년 국민은행의 BCC 인수 시 회계 자문을 담당했다. 인수 당시 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현지 투자은행(IB)인 바이저 캐피탈(Visor Capital)만을 재무 자문사로 고용했던 것을 고려하면, 통상적인 회계자문보다 더 깊숙이 업무에 관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당시 자문을 맡았던 P상무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국민은행 감사업무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정황 때문에 삼일회계법인이 최근 삼정KPMG 실사 결과처럼 BCC의 장부가치가 급격하게 낮아질 수 있다는 내용에 대해 전혀 무지했다고 보기만은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기본적으로 재무제표 작성 책임은 감사법인이 아니라 자료를 작성한 기관에 있다. 때문에 감사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자료를 작성한 국민은행의 실책이 먼저 인정돼야 한다. 삼정KPMG의 실사 결과에 대해서도 해당 숫자가 적정하게 산출됐는지에 대한 감사 의견을 내놓는 것 까지가 감사인의 책임이라는 게 삼일회계법인의 입장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1분기 말 BCC의 장부금액(2977억 원)에 대해 '적정' 의견을 제시했다. 삼정KPMG의 실사 결과에 대해 삼일회계법인은 별다른 반대의견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고객에 관한 정보는 발설하기 힘들다"며 "감사는 현장 실사 의무까지는 없기 때문에 국민은행과 한국자산평가에서 내놓은 자료가 적정한 논리로 반영이 됐는지만을 본다"고 말했다.

◇ 한국자산평가 허술한 평가 구조

BCC의 장부가치를 직접 산출하는 한국자산평가(옛 한국채권평가)에도 문제가 상당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은행은 2008년 BCC 취득 이후부터 외부 기관에 BCC 장부가치 평가를 의뢰하고, 해당 숫자를 감사보고서에 적용해 왔다. 문제는 그동안 평가를 담당해온 한국자산평가가 평가의뢰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인 상태에서 평가를 진행하지 않았고, 자체적으로도 해당 회사의 부실을 판단할 만한 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자산평가 관계자는 "BCC는 지분법 평가 회사라 한국자산평가에서 맡아 장부가치를 산정하고 있다"며 "평가 자료는 국민은행이 제공하는 BCC 재무자료와 BCC가 카자흐스탄 증권거래소 상장 회사라 BCC 웹사이트와 공시자료를 쓴다"고 말했다. 그 이상의 자료를 받아 보는 데는 제약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한국자산평가가 어떤 근거로 계산을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제 3의 기관에서 평가를 한다면 최소한 독립적으로 자료를 받고 전문적인 판단기준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손상인식 기준도 국민은행의 내규에 따라 진행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자산평가의 BCC 평가가 무늬만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일 뿐, 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2010년 금융감독원이 BCC 인수와 관련해 국민은행을 조사할 당시에도 허술한 평가 체계 탓에 한국자산평가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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