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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금리 자랑한 동서발전 채권, 실상은… '수수료 녹이기'로 인수단 손실액 4.6억...미매각 물량 인수 부담도

황철 기자공개 2014-02-06 10:43:49

이 기사는 2014년 02월 03일 1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동서발전은 최근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역대 최저 금리 조달에 성공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대규모 매매손실을 감수한 인수단의 영업이 있어 가능했다. 채권 일부는 고금리 매각도 여의치 않아 증권사들이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사로 나선 증권사들은 한국동서발전 채권을 총액인수한 직후 사전에 모은 투자자에게 금리를 얹어 되파는 이른바 '수수료 녹이기'에 나섰다. 지금까지 입은 매매손실만 4억6200만 원에 달했다.

이같은 관행은 최근 발전 공기업들의 채권 발행 과정에서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 노마진을 넘어 역마진이 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금리를 왜곡하는 것은 물론 증권업계 전반에 실적부담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발행사는 역대 최저금리 자축, 증권사 빈손영업

한국동서발전은 28일 만기 3년물 2000억 원, 5년물 1000억 원 등 총 3000억 원어치의 채권을 찍었다. KB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이 인수단으로 참가했다.

발행금리는 3년물 3.041%, 5년물 3.400%를 나타냈다. 전일 개별민평 3.157%, 3.502%보다 10bp 이상 낮은 저금리 조달이었다. 한국동서발전은 역대 최저 금리 발행에 성공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동일등급(AAA) 만기의 회사채 민평 금리에 비해 약 16억 원의 금융비용을 절감했다며 자축하기도 했다.

인수단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한국동서발전 채권은 발행 당일 장외시장에서 헐값에 투매됐다. 28일 3년물과 5년물 각각 900억 원어치씩이 거래됐다. 평균 거래금리는 3.111%, 3.440%로 표면수익률보다 7bp, 4bp 높았다. 증권사들이 고가에 총액인수해 투자자들에게 금리를 얹어 판 물량이다.

동서발전

인수단 입장에서는 발행수익률과 매매금리 차이만큼 손실이 발생했다. 3년물 거래단가는 권면금액 1만 원보다 20원 떨어진 9980원을 나타냈다. 거래량 900억 원을 감안하면 약 1억8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3년물은 2월3일 동일한 가격으로 600억 원 어치가 거래돼 추가로 1억2000만 원의 매매손실이 났다. 3년물 인수단의 손실은 총 3억 원이다.

인수 대가로 받은 수수료 4억 원(20bp)의 3/4이 날아갔다. 미매각분 500억 원 가량을 인수단 일부가 떠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앞으로 손실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동일한 가치로 미매각분이 거래될 경우 인수단들은 수수료 전체를 토해낼 가능성이 커졌다.

5년물 역시 마찬가지다. 5년물 거래단가는 9982억 원으로 발행당일 거래(900억 원)로만 1억6200만 원의 손실이 났다. 미매각분 100억 원이 비슷한 금리로 매매될 경우 이 역시 인수수수료 대부분을 소진할 가능성이 크다.

◇ 미매각분 600억원, 향후 고금리 투매 이어질 듯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부발전의 경우에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었다. 한국수력원자력 3년물 채권은 발행 당일 장외시장에서 발행 금리보다 약 7bp 높은 3.19%에 팔렸다. 10년물 채권도 발행금리 3.86%보다 평균 1.4bp가량 높은 3.874%에 매매됐다.

한국남부발전 10년물 채권 역시 발행 당일 장외 시장에서 표면수익률(3.80%)보다 6bp나 높은 3.86%에 거래됐다. 단독인수한 한국투자증권은 만기를 감안해 약 60bp의 손실을 봤다.

시장에서는 발전 공기업 채권에서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수수료 녹이기가 현행 일괄신고제도의 맹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정한 가격 결정을 위해 도입한 수요예측 대신 사설 입찰 제도를 활용하면서 사전 매출 확약과 같은 부적절한 관행 역시 계속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전 공기업 간의 금리욕심과 증권사의 인수경쟁이 빚은 부작용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라며 "앞으로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증권사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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