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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패밀리 분리]해외진출·홈쇼핑 론칭…한섬·현대百 분리 가속화③'정재봉 色' 사업·제도적 분리 완성 가까워

신수아 기자공개 2014-08-27 09:15: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2일 0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재봉 부회장 개인 회사의 독립 수순은 '정재봉 색(色)'이 희석된 한섬과도 무관치 않다.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지 3년에 접어든 한섬은 유통채널을 정비하고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등 현대백화점그룹의 색채를 덧입으며 한창 사업의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피인수 후에도 부회장 직을 유지하며 물심양면으로 사업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던 정 부회장의 색깔은 점차 희석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이루며 동거해온 그룹과 정 부회장의 분리 움직임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 됐다. 인수 이후에도 대표이사직을 수행해왔던 정 부회장은 2013년 3월 대표이사직에서 정식으로 물러났으며, 후임은 현대백화점 그룹의 상품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김형종 대표가 선임됐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2012년 12월 말경부터 인적인 변화가 컸다"며 "현재는 인력부터 시스템까지 현대백화점그룹의 니즈에 따라 궤도가 수정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브랜드에 강점이 있던 한섬이 점차 라이선스 브랜드 분야를 강화하고 지난해에는 프랑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진출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과 한섬의 분리는 점차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 현대홈쇼핑의 실적을 분석한 증권가의 리포트에는 '한섬의 제품이 하반기 현대홈쇼핑을 통해 단독으로 소개될 것'이라고 언급돼 있다. 즉 하반기에는 한섬의 브랜드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만들어진 서브 브랜드가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된다는 뜻이다. 이는 기존에 홈쇼핑 채널을 통해 한섬 브랜드가 유통되지 않길 바랐던 정 부회장의 의중과는 반대되는 대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초 백화점 채널 등을 포커스로 독특하고 고급스런 브랜드를 지향했던 만큼 정 부회장은 인수 당시 홈쇼핑 채널로 자사의 물건이 풀리는 것을 꺼려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조율이 인수 당시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수 2년 여가 지날 때까지 현대홈쇼핑은 한섬의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변화는 사업적으로 한섬과 정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이원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업적인 분리가 완전한 틀을 갖춰가며 불편한 동거를 해왔던 정 부회장의 개인 회사도 함께 독립을 준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후 현대백화점그룹과 한섬패밀리로 불리는 정 부회장의 개인회사간 분리를 위해서는 크게 두가지의 고리가 끊어져야 한다.

먼저 정 부회장과 현대백화점그룹과의 특수관계인 관계의 청산이 필요하다. 정 부회장은 현재 한섬의 사내이사에 등재되어 있으며, 임기는 2015년 3월 25일 까지다. 부인 문미숙 이사의 사내이사 임기 역시 동일한 시점으로, 내년 3월 임기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정 부회장과 문 이사는 한섬과 서류상 관계를 정리하게 된다.

한섬과 한섬피앤디의 지분 관계 해결도 고려 대상이다. 한섬으로부터 부동산 관리 부문을 일임받아 분리됐던 한섬피앤디의 지분 66.2%는 한섬이 보유하고 있다. 한섬의 최대주주는 현대홈쇼핑으로 현재의 지분 관계로는 현대홈쇼핑의 손자회사격이 된다. 잔여지분 33%는 정 부회장과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한섬피앤디는 2008년부터 약 2400억 원을 투자해 정 부회장의 골프 리조트를 개발해 왔다. 자산의 대부분이 정 부회장의 개인 사업으로 흐르고 있어 한섬 산하에 남을 이유가 크게 없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섬피앤디는 한섬과의 지분과계도 엮여있어 계열사에서 분리되기 쉽지 않다"며 "66%에 이르는 지분을 넘기거나 자산양수도 등 여러가지 방법이 고려될 수 있으나 많은 비용이 수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섬피앤디의 2014년 상반기 말 기준 유형자산은 2063억 원, 회사가 관리하는 투자부동산의 장부가액만도 546억 원으로 총 자산은 3002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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