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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 시리얼 '포스트', 대장균 파동..이면에는? 크래프트社 계약 관계 종결…상표권 '포스트'로 귀속

신수아 기자공개 2014-10-17 09:40: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6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장균군 파동으로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동서식품의 시리얼 브랜드 '포스트'. 해당 제품은 미국 크래프트사(Kraft Foods)와 전략적인 제휴 아래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이후에도 크래프트사와의 돈독한 협력 관계를 통해 국내 시리얼 시장에서 탄탄한 사업 기반을 쌓아올 수 있었다.

미국 유수의 식품 기업의 후방 지원을 받으며 국내 시장을 휘어잡은 포스트에 갑자기 식품 안전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취재 결과 지난 2008년부터 시리얼 '포스트(POST)'를 둘러싼 양사의 협력관계는 이미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사안의 발생시점에 협력사와의 관계가 미묘한 변화가 생긴 이후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동서식품은 ㈜동서와 크래프트 푸드 홀딩스(Kraft Foods Holdings Singapore Pte. Ltd., 이하 '크래프트')가 각각 50%를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크래프트 푸드는 맥스웰 하우스, 필라델피아 크림 치즈 등 수십 개의 스낵·초콜릿·커피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기업이다. 전세계적으로 촘촘히 엉킨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식품 제조업체다.

현재 동서식품은 국내에 유통하는 제품들 중 절반 가량은 크래프트사의 제품을 수입·판매하거나 상표권을 지불하고 직접 생산·판매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인 커피믹스 '맥심'. 무려 연간 1조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맥심(Maxim)은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와 함께 크래프트사의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Philadelphia)나 에이원 스테이크소스(A.I) 등 국내에 잘알려진 제품도 역시 크래프트사의 브랜드다. 이처럼 동서식품과 미국 크래프트사의 돈독한 협력관계는 사업 역량의 핵심 키워드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시리얼 브랜드 '포스트(POST)' 역시 크래프트사의 제품이다. 엄밀히 말하면 크래프트사의 제품이었다.

실제 2008년 까지 동서식품의 감사보고서 상에는 "회사는 1993년 12월 7일 특수관계자인 KFNA(Kraft Foods North America, Inc)와의 기술도입계약을 수정 체결한 바 있으나, 동 계약은 2003년 중 회사의 주주인 KFI(Kraft Foods International, Inc)FI로 이전되었습니다. 회사는 동 계약에 따라 커피, 시리얼과 포스트 신제품에 대하여 기술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9년 감사보고서에는 "회사는 2008년 7월 1일 Kraft Foods Global Brands LLC.와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였으며, 동 계약에 따라 커피, 시리얼 제품에 대하여 상표권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변경한다. 기술도입계약이 상표권 계약으로 바뀌고, 포스트 신제품에 대한 기술제휴 관계가 사라진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이렇다. 크래프트사는 지난 30여년 간 숱한 인수·합병의 과정을 거치며 맥스웰하우스·포스트·오레오 등의 다양한 식품 브랜드를 보유한 식품 회사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대표적인 브랜드들은 동서식품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며 판매돼 왔다.

크래프트사의 '이합집산'은 2000년대 후반까지 계속됐고, 2007년 사업구조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한다. 쉽게 설명해 사업상 어려움을 겪게 된 크래프트사는 시리얼 사업부문을 기업분할(split off)하고 사료기업 랄콥 홀딩스(Ralcorp Holdings, Inc)에 매각한다. 이후 랄콥 홀딩스가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인수됐던 포스트는 다시 분사 과정을 거쳐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되고, 시리얼 전문제조업체로 독립했다.

포스트 홀딩스의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얼 브랜드 포스트(POST)의 상표권(trademark)은 포스트홀딩스에 귀속(own)돼 있다. 2007년 크래프트사가 랄콥 홀딩스에 시리얼 사업 부문 매각할 당시 기존 동서식품과 맺은 라이센스 계약관계는 승계됐다. 즉 이후에도 동서식품은 포스트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으나 제품의 상표권 및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대는 변경됐다는 의미다.

사실상 시리얼 '포스트'에 대한 협력 관계 주체가 바뀐 것이다.

크래프스사는 동서식품의 출자사다. 전체 지분의 50%를 가지고 있을 만큼 사업적으로 공고하게 얽혀있는 상대다. 출자사 크래프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포스트 시리얼 사업이 연결고리가 없는 독립 회사로 이관된 이후, 이같은 안전문제가 발생한 셈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식품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는 식품 회사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사안"이라며 "그만큼 자칫 소비자들의 신뢰를 한번 잃으면 회복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일단 이번 사태에 대해 동서식품은 식약처에 협조하며 최종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관련 내용에 대해 문의하게 위해 회사측에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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