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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반한·엔저에도 일본서 '나홀로' 선방 아모레·미샤 일본서 '적자 기록' …자체 브랜드 진출 과제 남아

장지현 기자공개 2015-03-04 09:19: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2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일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LG생활건강은 그나마 선방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주로 현지 M&A(인수합병) 방식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LG생활건강의 전략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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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일본 법인 3곳은 매출 2748억 원, 영업이익 32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대비 각각 4.9% 18.9% 감소했지만 경쟁사에 비해서는 그나마 선방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은 일본 시장에서 매출 456억 원, 영업손실 39억 원, 에이블씨엔씨는 매출 166억 원, 영업손실 1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 기준 아모레퍼시픽은 전년도 대비 4.2%, 에이블씨엔씨는 25.6% 감소했으며, 두 회사 모두 적자를 지속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말 사명(社名)을 걸고 출시한 럭셔리 뷰티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을 일본시장에서 철수시켰다. 2006년 일본 진출 이후 8년 만의 결정으로 실적 부진이 주된 이유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6년부터 도쿄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 등 화장품 시장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는 주요 백화점 8곳에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을 입점시킨 바 있다.

로드숍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때 일본 시장에서 고공비행했던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이처럼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은 반한 기류와 엔저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자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강할 뿐만 아니라, 전세계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이 진출해 있는 선진 시장으로 국내 업체들이 뚫기가 쉽지 않다"며 "여기에 한류가 완전히 식은데다 도리어 반한 감정이 높아지면서 일본 시장에 진출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죽을 쑤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엔저도 한몫을 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실제 지난 2013년 기준 일본으로 수출된 향수 및 화장수 제품은 113만6000달러였으나, 지난해에는 55만5000달러로 반토막 났다.

LG생활건강 역시 일본시장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지만,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굴욕적 수준은 면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이 일본 시장에서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이 경쟁사와 다르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이나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주로 현지에 직접 법인을 세우거나 현지 판매 에이젼시와 계약을 통해 해외 진출을 진행하는 반면 LG생활건강은 현지 기업 인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2년 초 긴자스테파니 코스메틱스 지분 70%를 약 13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일본 화장품 및 건강기능성 식품 업체인 에버라이프 지분 100%를 3300억 원에 인수했고, 지난해 3월에는 일본 화장품 통신판매업체인 R&Y 지분(100%)을 462억 원 가량에 사들였다.

LG생활건강 측은 M&A를 통해 마련된 현지 유통망을 바탕으로 국내 자체 브랜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은 맞지만, 타 경쟁사에 비해 이미 형성돼있는 현지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강점"이라며 "꼭 화장품 회사가 아니더라도 나라간 문화적, 정서적 차이 때문에 어느 기업이라도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데 현지 기업을 인수하면 이런 부분이 일정부분 해결된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에는 현지 유통망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LG생활건강 자제 브랜드들을 일본시장에서 자리잡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 자체 브랜드 가운데 현재 일본 시장에 진출한 브랜드는 숨과 더페이스샵이다. 숨의 경우 2011년 일본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본격 진출했다. 이후 같은 해 긴자 스테파니 빌딩에 숨 전용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고, 2013년에는 후쿠오카 미츠코시이세탄 백화점, 나고야 마츠자카야 백화점, 2014년에는 오사카 면세점에 입점시키며 오프라인 채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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