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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상권 명동, 화장품 매장 점령? [서울 상권 대해부]패션·문화 선도 상권에서 화장품 매장 격전지로 변모

고설봉 기자공개 2015-04-08 10:31: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6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명동 상권은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대한민국 대표 상권이다. 서울 반세기를 상징하는 역사성과 유행, 예술을 창조하는 장소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패션브랜드의 전시장으로 수많은 유동인구와 세계각국의 관광객들이 모이는 다국적 상권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단순 쇼핑타운으로 전락한다는 우려가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머물 수 있는 호텔,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시설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이들의 숙식과 쇼핑에 의존해 상권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최근 화장품 매장들이 상권 일대를 점령하다시피 했다.

명동 상권의 태동시기는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충무로일대를 상업지구로 개발하면서 서울의 번화가가 명동까지 점차 확장됐다. 문학인, 예술인 등 그 시대 지식인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명동거리의 다방과 선술집 등에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상권이 형성됐다.

6.25전쟁을 거치며 문학인들과 예술인들이 모여드는 문화와 예술의 근거지로 계속해서 명성을 떨쳤다. 동시에 1960년대 도시재개발로 고층빌딩이 세워지고 양장점, 귀금속매장, 쇼핑센터 등이 들어서면서 명동 상권은 점차 성장한다. 이 때부터 명동은 패션 일번지로 부상했다.

1970년대 괄목할만한 경제적 성장과 함께 명동 상권은 소비와 유흥의 중심지로 바뀌게 된다. 유행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서울의 번화가로 제2의 중흥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강남개발과 함께 각 지역의 중소상권들이 생겨나면서 급성장하던 상권력은 일정한 규모를 유지하면서 성장을 멈췄다.

명동상권

성장이 멈춘 명동 상권을 다시 성장하게 한 것은 관광산업이다. 2000년대 들어서 경제성장과 함께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한류문화의 글로벌화로 인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명동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각광받게 되며 다시금 큰 변혁을 맞이한다.

상권분석 전문가 이동열 어반에셋 이사는 "명동상권은 과거 대한민국 문화와 예술의 심장부였다"며 "경제성장을 거치며 패션과 유행을 선도하는 상권으로 발돋움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내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많아졌다"며 "이들을 겨냥한 화장품 매장들로 상권 전체가 획일화 되면서 상권의 특성과 매력이 상실돼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명동 상권의 지리적 범위는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2호선 을지로입구역으로 이어지는 퇴계로와 을지로 사이의 거대한 블록이다. 남대문로 건너편의 신세계백화점 및 롯데백화점, 면세점 등 대형쇼핑시설이 인접해있는 대형쇼핑상권까지 명동 상권에 포함된다.

명동 상권은 대중교통으로 유입되는 유동인구가 상권 내로 진입하면 내부 보행로를 통해 상권 전체로 퍼지는 구조다. 한정된 지역에 유동인구가 집적되기에 용이한 지리적 특징을 가진다. 상권을 가로지르는 유네스코길을 기준으로 양방향에 촘촘하게 골목이 형성돼 있다. 또 명동예술극장에서 명동역까지 이어지는 명동8길은 명동 상권의 중심축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쪽에서 진입해 명동성당사거리까지 이어지는 유네스코길은 상권의 중심 축이다. 이곳은 주로 대형 플래그십 매장들이 밀집해 있다. 의류와 화장품 업종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명동성당쪽으로 갈수록 은행, 증권사 영업점의 비중이 높아진다. 또 관광호텔 등 숙박업소 비중도 높다.

유네스코길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이어진 골목인 명동 3,7,9길은 상권의 대표적인 먹자골목이다. 을지로를 중심으로 대기업 사옥이 밀집해 있어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와 저녁 회식상권이 형성돼 있다. 국내 대표적인 패밀리레스토랑 및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았다. 또 외국인 관광객들의 유입으로 한국전통음식을 파는 고가의 식당들이 밀집해 있다.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와 7번 출구 사이의 도로로 진입해 명동 엠플라자 앞을 지나 상권내부로 통하는 명동8길은 명동 상권의 성격을 대변해주는 상징적인 곳이다. 이 곳은 국내외 유명 패션브랜드의 플래그쉽 매장들이 필수적으로 입점해야 하는 곳으로 기존 브랜드와 신규 론칭 브랜드들의 치열한 각축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엔 내국인들보다 중국, 일본, 동남아 등 해외 관광객들로 넘쳐나며 점포구성이 큰 변화를 겪고있다. 해외 관광객들의 영향으로 화장품매장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패션브랜드 매장보다 화장품매장 비율이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어 화장품거리로도 불린다.

명동8길을 중심으로 양쪽에 골목에 나란히 상점가들이 형성돼 있어 상권을 받쳐주고 있다. 이 곳은 브랜드 인지도가 다소 덜어지는 중저가 브랜드 혹은 보세매장들로 형성돼 있다. 좌측 명동4길은 주로 가방, 신발, 엑세서리 등의 보세매장과 길거리음식점 등이 들어서 있다. 우측 명동10길에도 역시 음식점들과 보세의류매장들로 거리가 형성돼 있다.

이 일대 역시 최근 화장품 매장들이 들어서며 상권이 재편되는 추세다. 점차 화장품 매장들이 골목까지 입점해 음식점 및 보세매장들이 감소하고 있다.

명동상권의 임대료는 서울 도심권에서 가장 비싼 편이다. 상권 중심부인 유네스코길과 명동 8길이 교차하는 사거리 인근 1층~3층, 429㎡ 통합매장은 보증금 10억 원, 월세 2억 2000만 원이다. 명동역 10번출구 인근 이면도로에 위치한 신축 매장의 경우 1층 42.9㎡ 점포는 보증금 6000만 원, 월세 300만 원이다. 같은 위치의 1~2층 300.3㎡ 통합매장은 보증금 7억 5000만 원, 월세 5000만 원 수준이다.

이 이사는 "명동 상권은 한국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우리나라와 명동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적 특성이 점차 퇴색되고 있다"며 "화장품 매장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한편 우려스럽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거나 외부 영향에 의해 외국인 관광수요가 감소하게 되면 상권 침체기를 맞이할 확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명동상권 임대료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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