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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보유 BNK금융 지분 12% 매각 대상 오르나 [롯데 왕자의 난]시가 4550억 상당…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서 '종자돈' 활용 가능성

한희연 기자공개 2015-08-12 08:02:45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2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을 앓고 있는 롯데그룹이 순환출자 완전 해소를 선언했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금융계열사 처리 등의 문제 외에도 BNK금융지주의 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BNK금융지주의 지분 12.01%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직접 지배를 하고 있지 않아 이번 순환출자 해소 대상은 아니지만, 상당수 지분을 보유한 셈이다. 롯데 입장에서 BNK금융의 주식은 갖고 있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사실상 불필요한 금융지분(무수익자산)이라 굳이 이를 가져갈 유인은 많지 않다. 게다가 이번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작업에는 약 7조 원의 비용 소요가 예상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를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며 "지주회사 전환에는 금융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고 대략 7조 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는 롯데그룹 순수익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같은 그룹 투자활동 위축에 우려되지만, 현 상황을 깊이 고민해 국가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롯데그룹이 갖고 있는 BNK금융 주식 수는 3074만 1736주다. 지난 11일 BNK금융 종가인 1만 4800원을 적용한다면 약 4550억 원 상당이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소요될 비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금융지분을 굳이 들고 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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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지분 소유 주체에 일본 계열사가 엮여 있는 점도 부담이다.

BNK금융 지분은 9개의 롯데 계열사가 나눠 갖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장학재단, ㈜롯데, ㈜광윤사 순으로 지분율이 많다. 롯데제과의 최대주주는 롯데알미늄이고 롯데알미늄의 최대주주는 'L제2투자회사'다. 2대주주는 '광윤사'다.

롯데가 한국기업이냐 아니냐를 두고 시끄러운 상황이다. 국내 중대형 은행금융지주회사의 상당수 지분을 사실상 롯데의 일본 계열사가 갖고 있다는 점은 언제든지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 BNK금융의 총 자산은 지난 상반기 이미 100조 원을 넘어섰다.

사실 롯데는 지금껏 BNK금융의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3월부터 사외이사로 이봉철 롯데쇼핑 정책본부 부사장이 활동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의 관리 차원에서 이사를 한 명 파견했다는 의미 이상으로 특별히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또 최근에는 롯데와 BNK금융 간의 관계에도 미묘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6월 이전까지는 롯데는 13.12%의 지분율로 BNK금융의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경남은행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지분이 늘어나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게 됐다.

당시 지분율 변동은 BNK금융과 경남은행이 서로 주식을 교환하기로 한 결정으로 인해 야기됐다. 자회사 편입을 위한 주식 교환에 앞서 당시 최대주주인 롯데에서는 이런 결정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최대주주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용인했다는 점은 롯데가 BNK금융 지분이나 최대주주라는 상징적 의미에 크게 연연해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 처리 문제와 금융회사 지분 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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