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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최저가입한도 도입될까, 은행 'ELT' 전전긍긍 최소가입한도 5000만원 가능성, ELT 최저한도 열배

이승우 기자공개 2015-10-27 06:32: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3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정금전신탁 규제를 강화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포착되자 주가연계증권신탁(ELT) 판매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신탁상품 최저가입한도를 올리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 ELT 고객층이 확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ELT는 그동안 은행들에게 수 천억원씩 수수료 수익을 안겨주는 훌륭한 먹거리였는데 진입장벽이 높아지면 고액자산가 전용 상품으로 고객군이 제한될 수 있다.

◇최저가입한도 상향 가능성…확고한 의지 금융위, 재도전

금융위 관계자는 "최저가입한도와 관련된 사항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신탁과 관련해서 전반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국민 자산증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신탁법을 재정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동양 회사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등 그동안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문제로 지목된 게 바로 신탁상품이기 때문이다. 감독당국도 늘 신탁 때문에 골치가 아팠던 게 사실이다.

이같은 문제 의식에 금융위는 이미 지난해 신탁법 개정을 통해 신탁 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투자 상품을 정확히 명시하게 하고 투자자에게 정보 제공을 제대로 하라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하지만 여기서 빠진 게 바로 최저가입한도다. 금융위가 자본시장법시행령 개정안에 최저가입한도 규정 삽입을 시도했으나 규제개혁위원회가 철회 권고를 내렸다. 이에 반론을 제기하며 금융위가 재심을 요청하자 규개위는 지난해 6월에 다시 철회 권고를 유지했다. 법률상 시행령 위임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과잉 규제라는 게 규개위의 설명이었고 금융위는 최저가입한도 규정이 소비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주장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신탁 규정 강화를 위한 5000만원 최저 가입한도 규정은 위원장을 비롯해 강력한 의지로 관철시키려 했으나 규제 철폐라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 맞지 않아 끝내 좌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금융위의 과거 의지와 최근 상황을 감안, 이번 기회에 다시 특정금전신탁 최저가입한도 5000만원 규정이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법 개정 방식을 정부 발의가 아닌 의원입법 방식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것도 금융위의 강력한 의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정부 입법이나 시행령 개정 등은 규개위를 통과해야 하지만 의원입법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의원입법을 통한 신탁법 개정 이야기가 나온다는 게 바로 금융위의 강한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ELT 가입한도 수백만원선…고액자산가 상품으로 전락할 듯

특정금전신탁 최저가입한도 규정이 생길 경우 충격이 곧바로 받는 게 바로 ELT다. 은행은 여전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나 구조화채권 등을 신탁을 통해 팔고 있으나 최근 30조~40조원대로 급팽창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팔고 있는 게 ELT이기 때문이다. 수수료만 따져봐도 ELT는 연간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은행 수익과 직결된다.

금융위가 지난해부터 최저가입한도로 내세운 금액은 5000만원이다. 이는 현행 ELT 최저가입한도 500만원의 열배에 달한다. SC은행 정도가 2000만원의 최저가입한도를 두고 있으나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 ELT는 500만원 정도면 가입할 수 있다. ELT가 그만큼 대중화된 자산관리 상품이 되면서 시장 규모도 커졌다는 것.

ELT 가입한도가 5000만원으로 상향될 경우 일반지점 고객의 ELT 가입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 ELT에만 5000만원을 가입하는 고객이라면 최소 억원 단위 금융자산을 보유한 은행 고객일 가능성이 높은데 결과적으로 ELT는 PB센터에서 대하는 고액자산가 상품으로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ELT는 정기예금과 유사한 콘셉으로 팔리면서 일반 지점에서도 5000만원 이하 고객이 상당수"라며 "5000만원 이상 가입할 수 있는 고객은 이제 PB가 상대하는 부자 고객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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