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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면세점 올인…'캐시카우' 잡아라 중공업 부문 업황 부진 현금창출력 약화, 포트폴리오 다각화 포석

박창현 기자공개 2015-11-02 08:45: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30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1990년 대 이후 중공업 전문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지만 장기 업황 부진 여파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 유치로 안정적인 유통 사업 영역을 구축해 그룹 재무건전성 제고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두산그룹은 최근 3년 간 현금 창출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두산그룹 지주사격인 ㈜두산은 연결 기준으로 2013년 총 2조 1036억 원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이듬해 1조 96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 이상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9558억 원에 그쳤다. 상반기 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경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상각적 영업이익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순차입금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3년 당시 10조 5089억 원 수준이었던 순차입금은 작년 10조 6992억 원까지 늘었고 올해는 11조 원을 돌파했다. 차입금 증가로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도 2년 새 244.1%에서 265.9%로 20% 포인트 이상 올랐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40.6%에서 41. 7%, 43.2%로 해를 거듭할 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유는 중공업 부문의 업황 부진 영향이 크다.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등 주력 계열사들이 모두 업황 부진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대치를 밑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두산건설은 건설사업의 취약한 수익성과 높은 금융비용 부담 탓에 수 년간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여기에 부실 사업장에 대한 추가 손실 가능성까지 높은 상황이다. 두산엔진도 전방 사업인 조선 업황 침체 여파로 수익 창출력이 크게 저하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미국 중장비 시장을 중심으로 업황 개선 여지를 보이고 있지만 믿었던 중국 시장에서 성장 한계에 부딪히면서 반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두산과 두산중공업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계열사 지원 부담 탓에 동반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 1990년 대 이후 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사업 DNA를 바꿨고, 국내외를 넘다드는 M&A 투자를 통해 중공업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중공업 분야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꾸준한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현금 창출 안전판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두산그룹이 꺼낸 든 히든 카드가 바로 면세점 사업이다.

면세점 사업은 최근들어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탄탄한 소비층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와 SK 등 기존 사업자는 물론 신세계 등 신규 사업자들까지 꾸준히 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한 두산그룹도 면세점 사업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업주체인 ㈜두산은 동대문을 거점으로 자체 통합물류센터 구축과 관광 자원 개발 등 다양한 면세점 유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오너들도 직접 현안을 챙기며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동대문 미래창조 재단'을 설립하고 상생 협력 의지를 알렸다. 박 회장은 사재 100억 원을 재단 재원으로 내놨다.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설립을 통해 두산그룹은 면세점 유치 경쟁에 뛰어든 타사들보다 상생협력 채점 항목에서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또 박정원 두산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등 오너 4세들도 재단 출범식에 직접 참여해 힘을 실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엔진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대표 계열사들이 오랫동안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두산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면세점 사업도 초기 대규모 투자 비용이 들어가지만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방점을 두고 장기 전략 구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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